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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 카페]일자리 창출기업 ‘창출’하려면…

입력 | 2008-01-23 02:51:00


“이런 투자가 국내에서 이뤄진다면 참 좋을 텐데…. 큰 제조공장은 많은 사람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줄 수 있거든요.”

현재 장관급인 고위 공무원 A 씨가 몇 년 전 사무실을 찾은 기자에게 신문에 난 기사를 가리키며 한 말입니다. 기사는 기아자동차가 슬로바키아에 공장을 짓기 위한 투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기아차의 슬로바키아 진출은 현지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목적이 아니라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A 씨는 “제조업의 고용창출력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며 국내에서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는 현실을 개탄했습니다.

기억 저편에 있던 이 공직자의 말이 다시 떠오른 것은 대한상공회의소로부터 받은 2002∼2006년 매출액 기준 상위 1000대 기업의 고용 자료를 분석하면서 제조업의 ‘파워’를 체감했기 때문입니다.

▶본보 22일자 A1·4·5면 참조

▶ 2002~2006 어느기업서 일자리 많이 늘렸나

▶ 늘어난 일자리 84%가 20개 기업에 집중

▶ 서비스업, 일자리 늘지만 고용의 질은…

▶ 외국계기업 20곳, 일자리 5개중 1개 만들어

▶ 매출 1000대 기업은…삼성전자 59조 현대차 27조 1,2위

▶ [어떻게 조사]상의 5년치 통계중 비교가능한 900곳 분석

2006년 기준으로 근로자 수를 2002년과 비교할 수 있는 900개 기업이 늘린 일자리는 14만2580개였으며 이 가운데 9만7465개(68.4%)가 제조업의 일자리였습니다. 조사 대상 기업이 늘린 일자리 10개 중 7개인 셈이죠.

특히 일자리를 많이 늘린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GM대우자동차 등 1∼3위 기업이 주는 교훈은 컸습니다.

각각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제조기업, 외국자본 유치의 대표적 성공 사례, 노사가 합심해 다국적 기업의 글로벌 생산기지로 탈바꿈한 모델로 꼽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고용창출의 원동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고용창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한 기업인은 “설령 ‘삼성전자가 통신업을 하고 SK텔레콤이 반도체사업을 한다’고 해도 응원하는 사회가 돼야 하는데 진입 규제에다 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아 투자를 지레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고 전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일자리를 만든 기업인이 존경받도록 하겠다”,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부터 정비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많은 기업인이 박수를 보내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차지완 기자 산업부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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