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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2008 세계경제

입력 | 2008-01-01 02:58:00


서브프라임… 고유가… 불안한 출발

《장기 경제 전망에는 희망과 불안이 적당히 섞이게 마련이다. 특히 1년 동안의 경제를 예상하는 전망은 더욱 그렇다. 긴 시간 동안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는 마당에 낙관이든 비관이든 일방적 예측을 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8년 세계 경제를 내다보는 전망에는 희망보다는 불안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지난해 여름 촉발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의 여파가 계속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데다 고유가, 달러 약세 등 악재들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쏟아져 나온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은 비관 일색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까지 몇 차례 하향 조정 끝에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당초 예상치인 5.2%보다 0.4%포인트 낮은 4.8%로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선진국들의 경제에 대한 전망은 훨씬 심각하다. OECD는 30개 회원국의 경제가 올해 2.3%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5월 예상치에서 0.4%포인트 떨어진 것.

올해 세계 경제는 이처럼 나쁜 방향으로만 흐르게 될까. 주요 변수들을 중심으로 점검해 본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주택 압류는 1년 전에 비해 68% 증가했다. 또 10월 미국의 신용카드대금 연체율은 2006년 10월에 비해 26% 증가했다. 주택시장에서 비롯된 신용 경색이 전방위로 퍼지는 양상이다.

경기 ‘둔화’를 넘어 ‘침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50% 미만이라고 했으나 지난해 12월 14일 인터뷰에선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확실히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은 멈추고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징후가 보인다고도 지적했다.

FRB는 지난해 12월 말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당초 전망치인 2.5∼2.7%에서 1.8∼2.5%로 하향 조정했다. IMF의 성장률 전망치는 1.9%.

이 같은 침체 전망이 나오는 것은 주택 시장의 경기가 나빠지고 이에 따라 소비가 둔화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자금 사정이 악화된 금융기관들이 기존 대출금 회수와 신규 대출 중단을 계속하면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이에 금융당국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 금리 정책으로 시장을 얼마나 추스를 수 있을지가 변수다.

지난해 12월 17일 다우존스통신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종합해 국제 유가가 올해 세 자릿수 시대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수급 불안정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중국 인도 등 경제가 가파르게 성장하는 국가들의 석유 소비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오일머니 덕에 개발 붐이 일고 있는 중동의 산유국들이 자체 소비를 충당하는 데 빠듯해 수출량을 크게 늘릴 수 없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유가가 안정을 찾을 수 있는 한 가지 변수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침체 또는 둔화로 인해 유류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말 IMF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화의 비율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63.8%로 IMF가 1999년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유로화는 6월 말의 25.5%에서 9월 말 26.4%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 세계 국가들이 달러 보유 비중을 낮추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 경제가 위축되면 자본의 순유입이 줄어들게 되고 달러화는 추가적인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달러 약세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추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인플레이션도 관심사다. 중국의 인플레는 자국 내 현상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에 인플레를 ‘수출’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1월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9%로 11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발 인플레 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중국발 인플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베이징 올림픽을 그 고비로 보고 있다.

반면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중국의 물가 상승은 유가나 식료품 값 상승에서 비롯된 것으로 서비스나 공산품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발 글로벌 인플레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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