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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요삼 경기중 사고… “제2의 김득구 우려” 복싱계 충격

입력 | 2007-12-26 02:59:00


전 세계복싱평의회(WBC)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인 ‘투혼의 복서’ 최요삼(35)은 승리의 기쁨을 맛보지 못한 채 사경을 헤매고 있다.

25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광진구민체육회관 특설링에서 벌어진 세계복싱기구(WBO) 인터콘티넨털 플라이급(50.8kg) 타이틀 1차 방어전(12라운드 경기).

최요삼은 헤리 아몰(24·인도네시아)을 3-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물리쳤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도전자의 강력한 오른손 훅에 턱을 맞고 쓰러졌던 최요삼은 뇌출혈로 정신을 잃어 한국권투위원회(KBC) 지정 병원인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에서 뇌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2시간여 만에 끝났고, 최요삼은 회복실로 옮겨졌지만 여전히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권투위원회 관계자는 “최요삼이 경기 도중 맞은 펀치 때문에 뇌출혈을 일으켜 수술을 받아야 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의식을 되찾을 가능성은 20%도 안 되는 상태”라고 말했다.

복싱계는 1982년 경기 중 쓰러져 나흘 후 사망한 김득구 선수를 떠올리며 충격에 빠졌다.

최요삼은 이날 세계챔피언보다 한 계단 아래인 동양챔피언과 세계챔피언의 중간 단계인 인터콘티넨털 타이틀 방어전에서 도전자 아몰을 상대로 한 수 위의 경기를 펼치며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았지만 마지막 순간 다운을 당했다.

163cm 단신인 최요삼은 자신보다 5cm가 작은 도전자를 상대로 1회 좌우 연타를 앞세워 기선을 잡은 데 이어 2회 난타전을 벌였다. 하지만 2005년 미니멈급 인도네시아 챔피언을 지낸 아몰도 밀리는 가운데 최요삼의 안면에 좌우 연타를 날리며 만만치 않게 저항했다.

경기 도중 도전자의 머리에 두 차례 얼굴을 부딪힌 데다 20대 도전자에게 안면 양훅을 자주 허용한 바람에 최요삼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최요삼은 3회 막판 라이트 훅으로 상대를 휘청거리게 만들었고, 10회에도 3차례 슬립 다운을 뺏는 등 일방적으로 주도했지만 12회 종료 10초 전 도전자에게서 불의의 일격을 턱에 맞고 쓰러졌다.

이번에 그가 방어전을 치른 인터콘티넨털 챔피언은 동양 챔피언과 세계 챔피언의 중간 성격. 그는 이번 방어전 성공 후 4번째 세계 타이틀 도전을 계획 중이었다.

그는 1999년 세계복싱평의회(WBC) 라이트 플라이급 챔피언에 올랐으나 4차 방어전에서 타이틀을 잃었고 이후 2차례 더 세계 타이틀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나 은퇴하지 않고 계속 링에 올라 ‘링 위의 오뚝이’로 불리고 있다. 최요삼은 이번 승리로 32승(19KO) 5패, 아몰은 22승(7KO) 3무 8패를 기록했다.

국내외 복싱 링 주요 사고 일지▽1982년 11월 13일=김득구(한국), WBA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레이 맨시니(미국)에게 14회 KO패 한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4일 후 사망.

▽1987년 =장클로드 뱅시(프랑스), 리오넬 장(프랑스)에게 2번 다운을 당하고도 판정승했지만 경기 1시간 후 사망.

▽1995년 9월 5일=이동춘(한국), 도쿄에서 벌어진 일본 밴텀급 타이틀전에서 가와마쓰 세추에게 패한 뒤 사망.

▽2005년 7월=마르틴 산체스(멕시코), 미국 라스베이거스 올리언스호텔에서 열린 10라운드 랭킹전에서 루스탐 누가예프(러시아)에게 KO패한 뒤 사망.

▽2006년 3월 21일=케빈 페인(미국), 인디애나 주 에번즈빌에서 열린 웰터급 논타이틀 매치 라이언 매럴도와의 8회전 경기에서 판정승 직후 뇌 다쳐 3일 만에 사망.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촬영 : 김진회 스포츠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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