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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교육감 선거 ‘기호 2번 프리미엄’?

입력 | 2007-12-17 06:30:00


경남도교육감 선거에 나선 기호 1번 고영진(현 교육감) 후보와 기호 2번 권정호(전 진주교육대 총장) 후보는 신문광고에서 유난히 자신의 기호를 강조한다. 고 후보는 ‘교육감 후보는 정당공천이 없다’는 설명까지 곁들여 유권자들이 ‘오해’를 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지만 권 후보 측은 ‘기호 2번’임을 유난히 강조하고 있다.

17대 대통령 선거와 함께 19일 치러지는 울산 충북 제주 경남 등 4개 시도교육감 선거 후보들이 기호로 인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교육감 선거에서 기호는 후보 이름의 가나다순으로 결정되는데 유권자 중 일부가 교육감도 정당에 따라 기호가 매겨지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2번 프리미엄’ 있을까?=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강세인 상태여서 “기호 2번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2번이 아닌 후보들은 자신의 기호를 알리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할 정도다.

경남일보가 최근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경남도교육감 후보를 정당에서 공천하지 않는 것으로 아는 사람은 39.0%에 불과했다. 정당공천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17.6%였으며 43.4%는 정당공천 여부를 잘 모르고 있었다.

모 교육감 후보 캠프 책임자는“자체 조사 결과 기호에 따른 득실이 최대 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정당공천 여부를 잘 몰라 ‘기호변수’가 작용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선거관리위원회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고 웃는 후보=두 명의 후보가 맞붙은 경남 충북 제주는 물론 김복만 김상만 이덕출 정찬모 최만규(기호 순) 후보 등 5명이 출마한 울산시교육감 선거도 기호를 둘러싼 신경전이 한창이다.

1번 김복만 후보는 “대통합민주신당과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한나라당 인사들과 친분이 많다”고 TV토론 등에서 말하고 있다. 또 2번 김상만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보인 데 대해 다른 후보 진영에서는 “기호 프리미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는 “후보의 자질과 공약이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영남권에서는 선거운동원 복장과 현수막, 홍보물, 홈페이지 등의 배경을 푸른색으로 처리해 한나라당을 연상시키는 전략이 많이 동원되고 있다. 후보 등록 시기에는 “기호 2번을 받거나, 경쟁 후보가 2번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허수아비 후보’를 내세우려고 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영남지역의 한 1번 후보 홍보팀장은 “기호 1번에, 정당공천이 아니라는 설명을 하느라 어려움이 많다”며 “기호에 따라 유, 불리가 갈리는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률 개정 추진=한나라당 이주영(경남 마산갑) 의원은 최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교육감 후보의 기호는 정당공천이 있는 다른 선거와의 차별화를 위해 현행 아라비아숫자가 아닌 ‘가나다’ 식으로 하고, 투표용지에 게재할 후보자의 순위도 기호 순이 아닌 추첨으로 결정한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다.

▽투표는 이렇게=유권자는 해당 지역에서 치러지는 각 선거의 투표용지를 한꺼번에 받아 기표소에 들어간다. 용지 색깔은 대통령(백색), 교육감(하늘색), 기초단체장(계란색), 광역의원(연미색), 기초의원(청회색) 등으로 각각 다르다. 기표를 마친 뒤 투표용지와 같은 색깔의 투표함에 넣으면 된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