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30일 오후 대전 중구 대사동의 장터에서 시장 상인들과 악수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선후보는 30일 오전 5시 30분 새벽바람 속에 서울 일원동 자택을 나섰다. 경기 용인시의 한 스튜디오에서 6시 30분부터 TV 광고를 촬영하기 위해서였다.
‘진보세력의 전진’이라는 주제의 이 광고에서 같은 장면을 여러 차례 반복해 찍는 바람에 11시가 돼서야 촬영이 끝났다.
권 후보는 12시 30분 대선 유세를 위해 이동하느라 샌드위치와 어묵으로 간단히 허기를 달랬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는 짬짬이 눈을 붙이면서 유세 원고를 점검했다.
대전에서 대사동 재래시장 앞에 도착해 상가를 돌자 일부 상인들은 “서민후보가 왔다”며 권 후보를 포옹하며 등을 두드리기도 했다.
권 후보는 유세에서 “이명박의 경제는 재벌 주머니에 비자금을 채우는 것이지만 권영길의 경제는 손에 잡히는 경제, 가정살림이 살찌는 경제”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경제의 덩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서민의 지갑을 채우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이 후보가 부동산 투기를 하고도 대통령이 되고, 온갖 부정부패를 저질러도 대통령이 된다면 자식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교사들은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느냐”며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는 희망이 없다”고도 했다.
유세를 마친 권 후보는 다시 충북 청주로 향했다. 역시 재래시장을 둘러본 뒤 그곳의 한 요양원에 들러 노인들을 위로했다.
다시 충남 천안으로 이동한 권 후보는 버스터미널 주변 상가를 돌며 지지를 호소한 뒤, 측근들과 함께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했다. 8시부터는 천안 지역 식당들을 돌며 30, 40대 샐러리맨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천안에서 이날 일정을 마친 권 후보는 차편으로 강원 춘천으로 이동해 현지에서 묵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