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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울시의 공무원 감축 드라이브, 정부도 배우라

입력 | 2007-11-03 03:03:00


서울시가 2010년까지 시 공무원 1300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5년 동안 공무원 늘리기에 바빴던 노무현 정부와 대비된다. 울산시가 연초에 시작한 ‘공무원 철밥통 깨기’ 개혁은 서울시의 ‘공무원 3% 퇴출 의무화’로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더 나아가 3년간 1300명 감축 계획을 제시한 것이다. 이로써 지방자치단체가 시작한 무능 태만 공무원 퇴출 작업에 추진력이 더 붙게 됐다.

서울시의 1300명 감축은 시 공무원 1만432명 가운데 감원이 어려운 소방공무원 5257명을 제외하면 실질 감축 비율 20% 수준이다. 조직 통폐합으로 국(局) 단위 이상 기구를 대폭 줄이고 1급 자리도 7개 가운데 3개나 없앨 정도로 획기적인 내용이다.

그런데 정부는 지난 5년간 공무원을 6만7000여 명이나 늘렸다. 장차관급 고위직도 101명에서 133명으로 늘었다. 서울시 같은 매머드급 지자체를 6개 꾸리고도 남을 인력이다. 정부 조직을 매주 두 차례꼴로 바꿔가며 키워 공무원 인건비만 5조 원 이상 증액시켰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정부 효율성 순위에서 한국은 55개국 가운데 31위를 기록했다. 공무원은 늘었지만 정부 효율성은 떨어지는 무능한 비대(肥大)정부다. 지금 선진국들은 ‘작고 강한 정부’로 가는데 노 정부만 역류를 강행해 왔다.

노 대통령은 지자체들의 인사 개혁에 대해 “공무원 구조조정을 능사로 삼지 않는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오히려 어깃장을 놓는다. 공무원을 줄이면 그만큼 여유가 생긴 세금으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부문에 투입할 수 있다. 임기가 4개월도 남지 않은 이 정부에는 쇠귀에 경 읽기일 테고, 차기 정부는 서울시 울산시에서 배워 반드시 인사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