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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투자 낌새만 보여도 행정편의 후닥닥”

입력 | 2007-10-23 05:49:00


19일 경북 영주시 아지동에서 ‘판타시온 리조트’ 조성 사업 기공식이 열렸다.

경북도와 영주시 관계자, 주민 등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사업을 추진하는 서울의 E&C건설 박찬성(51) 사장은 “적절한 시점에 투자가 이뤄지도록 신속한 지원을 해 준 경북도와 영주시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2011년까지 1600억 원을 투자해 동양 최대의 물놀이시설(워터파크)과 콘도, 테마형 빌라, 골프장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소백산과 유교 문화유적 등 관광자원은 많은 데 비해 숙박시설을 비롯한 관광 기반이 취약한 경북 북부지역에 이 리조트가 들어서면 ‘머무는 관광’의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판타시온은 ‘모든 것을 갖춘 환상적인 타운’이라는 뜻이다.

이 업체가 경북지역에 투자하는 데에는 경북도 투자유치팀의 역할이 컸다.

고향이 영주인 박 사장은 올해 초 영주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투자 이야기를 꺼냈다. 영주시는 경북도에 이 같은 정보를 알렸고, 경북도는 즉시 특별팀을 구성했다.

건설교통부에서 개발촉진지구 지정을 받아내고 진입로 개설 등 4개월 만에 모든 행정 절차를 마쳤다.

16일 경북 포항시 영일만항 산업단지에서 열린 포스코 발전용 연료전지공장 기공식도 하마터면 광주광역시에서 열릴 뻔했다.

광주시가 포스코 고위직 출신의 간부와 함께 이 공장을 광주 쪽에 유치하려 하자 경북도는 투자유치팀을 중심으로 총력전을 편 끝에 포항 쪽으로 방향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경북도가 지난해 7월 민선 4기 출범 후 이달까지 국내외 투자를 이끌어낸 ‘성적표’는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단연 눈에 띈다.

국내 기업에서 1조2000억 원, 외국 기업에서 10억8000만 달러를 각각 유치했다.

19일 저녁 경북도청 3층 지사실 옆에 있는 투자유치팀 사무실에는 밤늦도록 불이 켜져 있었다.

영주 투자유치 작업을 결산한 뒤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된 외자 유치건을 성공시키기 위한 전략회의가 한창이었다.

투자유치 전문가인 김장호(38) 팀장은 “기업들이 수도권을 제외하면 충남지역 정도만 선호하는 실정이라 경북의 투자 유치 환경은 유리하지 않다”며 “투자를 하려는 기업 정보를 빨리 파악해 기업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성으로 신뢰를 얻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투자유치팀 17명은 정해진 출퇴근 시간도 사실상 없고, 종이 공문도 거의 만들지 않는다. 발로 뛰면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팀 사무실을 지사실 옆으로 옮긴 것도 그만큼 투자 유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팀원들의 ‘땀’ 덕분에 경북도는 다음 달 초 투자유치 분야 최우수 기관으로 대통령 기관표창을 받을 예정이다.

직원들과 전략회의를 하던 성기룡 투자통상본부장의 책상에는 세계적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이 펼쳐져 있었다.

성 본부장은 “세계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면밀히 파악하면서 투자 유치와 연결해야 한다”며 “투자 유치는 기업 정보와 자본의 흐름을 분석하면서 경북으로 투자될 수 있도록 전략과 전술을 적절히 섞어야 조금씩 실현되는 예술 같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