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즉흥적으로 깎았어요. 다른 가수는 콘셉트라고 할 수도 있는데 그냥 자르고 싶었어요. 주변 사람들도 포기했어요.”
호탕한 성격의 마야(31)의 양 옆머리에 시원스러운 ‘고속도로’가 생겼다. 깜짝 놀라 이유를 물어보자 의외로 싱거운 답이 나왔다.
인터뷰 전 매니저가 “어느 날 갑자기 파격적으로 머리를 자르고 왔다. 그래도 여자가순데 상의는커녕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귀띔해줬지만 ‘속내’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10월 6일과 7일 서울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마야의 연습실을 찾아갔다.
연습실 벽면에는 광주, 대전, 원주 등 지방 스케줄이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콘서트라고 특별한 표시도 없었다. 마야도 코앞의 지방 공연에 필요한 곡을 밴드와 맞춰보고 있었다.
●‘강철 체력’ 비결은?
얼마전 마야는 ‘조용하면서도 시끄러운’ 지방 투어 공연을 마쳤다. 8월 10일부터 대전, 광주, 부산, 전주 등 5개 도시의 클럽에서 소규모 콘서트를 연 것. 홍보는 거의 없었지만 현지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상대적으로 지방에서는 연예인 접할 기회가 드물어서 그런 것 같아요. 클럽 공연이라 저렴하지만 양질의 공연이라고 생각해요. 큰 공연은 비싸고 옷도 차려입어야 하잖아요. 앞에 있는 분은 침 튀는 것까지 느끼셨을걸요. 하하~”
열기가 너무 뜨거운 탓에 팬들이 ‘시위대’로 오인돼 경찰이 출동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마야는 “어느 가수가 (클럽에서 공연했어도) 그랬을 것”이라며 “저도 팬에게도 큰 도움이 된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10월 서울 공연 ‘라이브 이즈 얼라이브(Live is alive)’는 클럽 지방 투어의 연장선인 셈. 2시간이 넘도록 게스트 없이 마야만(!) 볼 수 있다.
마야는 “우리나라 콘서트는 오프닝용이나 친분과시로 게스트 부르는 게 전형적인 모습이다. 물론 옷도 갈아입고 화려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서 “미국과 유럽 공연하면서 느낀 건 한 호흡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점이었다. 중간에 잘리면 오히려 안 좋은 거 같다”고 밝혔다.
“쉬었다 등장하면 다시 맞춰야 하잖아요. 외국 뮤지션들이 그렇게 하길래 저도 그렇게 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어요. 이승철 선배님도 이미 그렇게 하고 계시고요.”
마라톤처럼 일정한 호흡을 유지해야 ‘완주’할 수 있다는 것. 그러기 위해 술, 담배를 입에 대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운동도 웬만한 남자들 이상으로 강도 높게 한다. 마야는 “체력이 곧 공연을 책임진다”며 “등산과 근육 운동으로 튼튼한 몸을 다져간다”고 했다.
●남몰래 공연 수익금 기부
마야는 그동안 공연 수익금의 1%를 남몰래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왔다. 정확한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광주 보육원 무료 공연을 비롯해 지금껏 수천만 원에 이른다.
“사실 이런 거 알리는 것도 챙피해요. ‘왜 1%냐, 기왕 하는거 10% 하지’라고 하실 분도 있고 김장훈 씨처럼 몇십억을 낸 것도 아닌데. 그냥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어서 한 일이에요.”
마야의 ‘직업’은 가수지만 대학(서울예대 97학번)시절 ‘전공’은 연극이다. 이미 드라마 ‘보디가드’, ‘매직’ 등에 출연해 연기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최근 바다, 옥주현 등 가수들의 잇따른 뮤지컬 출연을 언급하자 “뮤지컬 제의도 많이 받았지만 연기를 전공으로 배워보니 오히려 함부로 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 “2003년 ‘보디가드’에서 차승원 씨 여동생의 말괄량이 이미지가 박혀서 정극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귀는 사람이 있냐고 묻자 “이미 잘 사귀고 있다”며 관심을 끌어모은 뒤 “음악”이라고 ‘썰렁한’ 답변을 내놓았다. 올초 열애설로 홍역을 치른 god 김태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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