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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트레킹]‘霧·릉·도·원’ 흩뿌려진 운해… 시름도 흩어진다… ‘계족산’

입력 | 2007-09-08 02:59:00

대전 계족산은 다양한 코스를 지녀 등산객에게 인기가 높다. 한 등산객이 안개비가 내리는 가운데 우산을 받쳐 든 채 돌길을 오르고 있다. 대전=홍진환 기자


계족산은 대전에선 꽤 인기 있는 산이다. 강원 영월군에 해발 890m인 같은 이름의 산이 있지만 엄연히 다른 산이다.

대전 계족산은 ‘봉황산’으로도 불리는데 이름에 얽힌 얘기가 많다. 산줄기가 닭발처럼 퍼져나갔기 때문이라는 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군인이 봉황산을 계족산으로 격하시켰다는 설, 조선시대 송씨 문중의 현인이 보배로운 이름은 감춰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설 등이다.

대덕구 장동 산림욕장관리소 앞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1km 남짓 널찍하고 완만하다. 바닥이 거칠지 않아 맨발걷기 행사도 자주 열린다. 주류회사인 선양(‘숲 속에서 맑을 린’)은 여기서 매달 걷기행사를 열고 있다.

작은 정자가 있는 곳에서 등산로로 30분 정도 오르면 계족산성이다. 다소 가파르지만 지칠 정도는 아니다. 출발선에서 산성까지 2.4km밖에 되지 않아 넉넉잡아 1시간이면 충분하다.


영상취재: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사적 355호인 계족산성은 정상에서 동북쪽 1.5km 지점에 있다. 삼국시대에 축조됐다는 성벽의 높이는 최고 10.5m. 맑은 날씨라면 북쪽으로 대청호, 남쪽으로 대전시 전체가 보이지만 이날은 주변에 온통 안개가 끼어 보이질 않았다.

별도의 우비를 입지 않고 방수 기능이 있는 낡은 재킷만 믿고 산행을 했더니 그새 몸이 흠뻑 젖었다. 우중산행에선 비가 얼굴에 들이치지 않게 턱을 살짝 당기고 걷기 때문에 시야가 좁아지기 마련이다. 또 산새와 풀벌레들도 비를 피해 꼭꼭 숨어 산에서 듣는 소리는 오로지 빗소리와 자기 소리뿐이다. 그래서 오롯이 나를 만나는 시간이다.

올라왔던 길을 되짚어 내려가는 것으로 산행을 마무리한 뒤 인근 식당의 뜨끈한 민물 매운탕으로 산행의 피로를 단숨에 털어 버렸다.

대전=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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