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예금자와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기준금리인 CD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져 한숨을 짓는 반면 CD연동 정기예금에 가입한 고객들은 쏠쏠한 이자 수입을 챙기고 있다.》
○ 서민들 이자 부담 가중
CD금리는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기준 91일물 CD금리는 연 5.27%로 2001년 7월 19일(연 5.29%) 이후 6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국민은행 연 5.92∼7.72% △신한은행 연 6.26∼7.66% △우리은행 연 6.16∼7.66% △하나은행 연 6.57∼7.27% 등으로 최고 연 8%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서민들은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CD금리가 오르는 것은 한국은행이 2개월 연속 콜금리(금융회사 간 초단기자금 거래 금리)를 인상한 데다 최근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은행들이 CD 발행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 CD연동 정기예금 인기 급상승
하지만 CD연동 정기예금 가입자들은 이자 수입이 늘어나 대조를 이루고 있다.
CD연동 예금은 보통 91일물 CD금리에 0.1%포인트가량의 가산금리를 더해 금리가 결정되는 상품으로 3개월마다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바뀐 금리가 적용된다.
금리 하락기에는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지만 요즘과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투자에 적합한 상품이다.
현재 CD연동 예금 1년 만기 상품의 금리는 연 5.3%대로 시중은행들이 내놓은 특판예금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이다.
CD연동 예금의 선두주자는 우리은행의 ‘오렌지 정기예금’이다.
2005년 판매가 시작된 이 상품은 24일 현재 판매 잔액이 13조248억 원에 이르고 이달 중순 이후에는 하루 450억∼580억 원이 신규 유입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신한은행의 ‘탑스 CD연동 정기예금’도 판매 잔액이 작년 말 1677억 원에서 올해 5272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 상품은 1년 만기는 91일물 CD금리에 0.1%포인트, 2년 만기는 0.2%포인트, 3년 만기는 0.3%포인트가 각각 가산된다. 가입금액은 300만 원 이상이다.
하나은행 CD연동 정기예금은 CD금리에 1년 만기 0.15%포인트, 2년 만기 0.2%포인트를 적용하며 최저 가입금액은 1000만 원이다. 외환은행 ‘예스 CD연동 정기예금’은 만기 1년짜리 상품으로 CD금리에 0.3%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적용해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이율을 제공한다.
CD연동 정기예금은 금리가 하락하면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세금 혜택을 받으려면 최소 투자기간이 1년은 돼야 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