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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주민초본 유출' 朴캠프 연루의혹 파장

입력 | 2007-07-15 21:23:00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서울시장 일가의 주민등록초본을 부정 발급하는 과정에 박근혜 전 대표측 인사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현재로선 이해 관계자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검찰수사도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성급히 결론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박 전 대표측의 `개입'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박 전 대표 캠프의 도덕성에 심대한 상처를 내면서 경선판도에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전 시장 가족의 주민등록초본을 부정 발급받은 혐의로 검찰에 긴급구속된 권모(64)씨는 15일 법원의 영장 실질심사에서 박 전 대표측 홍윤식 씨(55)의 부탁을 받고 주민초본을 떼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71학번으로 총학생회장을 역임한 홍씨는 지난 97년과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전 한나라당 후보의 외곽 사조직에서 활동했으며, 박 전 대표와는 2000년께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14일 단행된 박 전 대표 선거대책본부 2차 인선에서 대외협력위원회 전문가네트워크위원장직을 맡았다.

권씨는 주민초본을 발급받아 건네준 게 정치적으로 이용될 줄 몰랐으며, 후회하고 반성한다는 취지의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홍씨는 이날 언론사 기자와 만나 주민초본 발급은 권씨의 자발적인 행동에 의한 것이지 자신의 부탁 때문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2¤3개월 전쯤 소개로 만난 권씨가 어느 날 먼저 `이 전 시장의 주민등록초본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말해왔고, 나는 `너무 위험한 짓을 하지 말라. 위법이 아니냐'고 만류했다"면서 "그 일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어느 날 권씨가 이 전 시장부인 김윤옥 씨와 큰형 상은씨, 처남 김재정 씨의 초본을 가지고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1주일쯤 뒤 권씨가 원본을 달라고 해서 다시 줬다. 그게 전부다"면서 "주민초본과 관련된 내용은 박 캠프의 어느 누구한테도 얘기를 하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일로 (박 전) 대표에게 정치적 타격이 가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측 박형준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네거티브의 유혹이 크긴 컸나 보다. 홍씨가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하는데 그 말을 누가 믿겠느냐"면서 "검찰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장광근 공동대변인도 "도둑이 도둑질하다 들키자 `내가 훔친 게 아니라 남이 내주머니에 넣어 준 것'이라고 변명하는 것과 같은 꼴이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 전 시장의 한 핵심 측근은 "정황상으로 보면 박 전 대표측 인사가 이 전 시장의 주민초본 발급을 부탁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캠프 차원에서는 물론, 캠프 수장인 박 전 대표가 직접 나서 해명해야 한다. 당 지도부도 좌시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대표측 홍사덕 공동위원장은 일단 "권씨가 자청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불법으로 발급된 문건을 가져왔을 때 홍씨가 즉각 야단치고 바로잡지 못한 것은 우리 캠프가 그동안 추구해온 정도 정치에 어긋나는 일"이라면서 "캠프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위원장으로서 당원과 국민 앞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하지만 이혜훈 캠프 공동대변인은 "홍씨와 권씨의 얘기에 서로 다른 부분이 많다"면서 "권씨가 정말 어거지 같은 소리를 했다면 그냥 넘어가면 안 되는 것 아니냐"며 철저한 검찰조사를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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