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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세확산 가속 "난 복많은 사람"

입력 | 2007-07-11 19:41:00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범여권 주자로서 세확산을 가속화 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범여권 합류를 공식 선언한 그는 열린우리당 탈당파로 구성된 특보단을 구성한 데 이어 의원들과도 직·간접 접촉을 갖고 세몰이 작업을 발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것.

현재 공개적으로 손 전 지사 지지를 선언한 의원은 특보단 소속 김부겸 안영근 조정식 정봉주 신학용 한광원 김동철 의원과 10일 특보단에 합류한 오제세 의원 등 8명이지만, 실제 지지 의원은 훨씬 많다는 것이 캠프측의 설명이다.

손 전 지사가 진행 중인 '2차 민심대장정' 현장에 직접 찾아와 도우미를 자청하는 의원들도 꽤 있다.

손 전 지사의 5일 전남 화순 탄광 작업장에는 통합민주당 최인기 의원이 나왔고, 6일 전북지역 방문 때는 최규성 의원이 하루종일 일정을 수행했다. 부안 주민과의 간담회 때는 김춘진 의원이, 또 8일 제주에서는 김우남 의원이 모습을 나타냈고, 10일 충북 방문에는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인 홍재형 의원과 이시종 의원이 동행했다.

이 때문에 손 전 지사 캠프는 적잖이 고무된 표정이다. 손 전 지사 자신도 "깜짝 놀랐다. 큰 힘이 되고 있다", "저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흡족함을 표시할 정도다.

손 전 지사의 세 확산 작업에는 특보단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손 전 지사가 범여권에 안착하기 위한 정무적 판단 기능과 함께 열린우리당과 탈당파 등 다양한 의원들을 접촉하면서 손 전 지사에 대한 지지를 견인해내는 일에도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

실제로 주중 10여 명의 의원들이 추가로 손 전 지사 지지를 선언하면서 특보단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대통합 논의를 둘러싼 범여권의 상황을 감안해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세몰이 양상으로 비쳐 통합의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손 전 지사측은 범여권의 상황이 정리되는 것과 맞물려 손 전 지사를 따르는 의원들이 더욱 늘어나면서 '세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범여권의 지지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지역에서 손 전 지사를 지지하는 저변이 넓어지고 호남 민심 향배의 중대변수라고 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가 암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자체 판단과도 무관치 않다.

일각에서는 '친(親) 김근태' 의원들의 상당수가 손 전 지사를 돕기 위해 나서고 심지어 '친(親) 정동영'으로 분류되는 일부 의원마저 손 캠프에 합류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손 전 지사는 10일 기자들과 만찬에서 "정치의 속성은 당파와 기회주의여서 힘이 있는 자에게 가는건데 그걸 벗어나 얼마나 독자적인 것을 만들어가느냐가 자기의 정치"라며 "세를 만들고 정통성과 명분을 확보하면 기회가 되지만 그게 아니면 도태된다"며 세 확산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캠프 관계자는 "현재 손 전 지사 지지의사를 갖고 있는 의원들이 30명은 족히 넘을 것"이라며 "일단 특보단을 확대하는 방식을 고려한 뒤 손 전 지사가 출마를 공식화할 때 대거 합류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당초 17일 출마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지지조직인 선진평화연대 지역조직 창립이 마무리되는 22일 이후로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그러나 범여권의 다른 대선주자들은 손 전 지사의 발 빠른 세 확산 작업에 대해 상당한 경계심을 표시하면서 대체로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정동영 전 의장의 한 핵심측근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양태는 영입 경쟁이 아니라 명백히 의원 빼가기이고 줄세우기 정치로서 전형적인 한나라당식 정치행태"라며 "한나라당을 탈당하면서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더니 고작 의원 줄세우기 정치를 하고 있느냐. 지지율이 조금 높다고 의원 줄세우기에 나서는 것은 새 정치와는 거리가 먼, 낡은 행태로 범여권의 물을 흐리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명숙 전 총리측 김형주 의원은 "기본적으로 줄을 세운다는 것은 나쁜 것"이라면서 "그러나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유력 후보에게 지지의사를 표현하는 것을 문제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