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문권모기자의 IT이야기]전화,메신저 어떤게 더 편하십니까

입력 | 2007-06-05 03:03:00


제가 기자 생활을 시작한 지 10년 정도 흘렀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부쩍 후배 기자들과의 세대 차를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 메신저와 관련해 그렇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지만 비교적 언론사 생활을 오래 한 기자들은 동료와 상의할 문제가 있을 때 웬만하면 전화를 이용합니다. 직접 이야기를 하는 것이 시간도 적게 걸리고, 오해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지요. 제 선배들은 메신저를 ‘전화 부탁’이란 메시지를 남기는 수단으로 많이 활용합니다.

하지만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신참 기자들은 거의 모든 대화를 메신저로 해결하려고 하더군요. 지난해 기자생활을 시작한 한 기자는 “전화를 하면 인사를 하거나 질문에 대한 설명을 해야 하는 등 ‘사전 절차’를 거쳐야 해 번거롭다”고 말하더군요. 반면 메신저는 묻고 싶은 것만 물어볼 수 있어 빠르고 편리하답니다.

디지털로 인한 직장 안에서의 문화 격차는 사실 많은 부분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조직문화 전문가인 최병권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속도가 빠른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회의실에서 장시간 회의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다고 합니다. 이들은 대신 틈틈이 짧은 대화를 지속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젊은 세대는 인터넷의 댓글 및 블로그에 익숙해 ‘참여의식’도 강합니다. 예전에는 기업의 사내(社內)전산망에 공지사항만 덩그러니 떠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 젊은 사원들은 서슴없이 자기 의견을 표현합니다.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멀티태스킹에 대해서도 시각차가 있습니다. PC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는 커피 마시고, 메신저로 얘기하고, 전화까지 받으며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직장 상사들의 눈에는 딴 짓을 하는 것으로 비치기도 합니다.

조직문화 전문가들은 “변화하는 세태에 기성세대가 적응하라”고 조언합니다.

최 책임연구원은 “젊은 세대의 일하는 방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하더군요. 그들의 방식이 나름대로 속도감이 있고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랍니다. 선배들의 틀에 젊은이들을 맞출 경우 업무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더군요.

‘선배’인 저는 솔직히 뭐가 옳은지 좀 혼란스럽군요.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