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업계 수위를 지켜온 ‘장수(長壽) 기업’들은 단기적인 성과를 쫓기보다 장기적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서울대 경영학과 조동성 교수팀은 ‘장수기업 메커니즘’에 대한 중기청의 연구용역을 받아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 30개 장수기업을 선정해 이들의 경영 특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30년 이상 존속한 국내기업 가운데 흑자를 꾸준히 내고 최근 15년간 매출이 계속 성장한 기업을 산업별로 뽑았다.
이 같은 기준에 따라 대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포스코, LG상사 등 15곳, 중소기업 가운데 대한제강, 에스엘, 삼영무역, 경농 등 15곳이 선정됐다.
우선 30개 장수기업의 공통점은 역대 최고경영자(CEO)의 재임기간이 다른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것으로 나타났다.
30개 장수기업의 역대 CEO 130명의 평균 재임기간은 17.2년. 상장기업 전체 평균인 14.5년보다 2.7년 길었다. 장수기업 중 대기업 CEO의 평균 재임기간은 11.9년, 중소기업은 21.5년으로 집계됐다.
장수기업들의 두 번째 공통점은 현대차, 포스코, SK, 삼성전자, 한국타이어, 한솔제지 등 주력 사업 분야에서 줄곧 업계 1위를 차지하며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 대부분이었다는 것.
특히 창업 당시부터 현재까지 주력사업이나 제품이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으며 높은 연구개발(R&D) 투자비율을 통해 주력 산업에서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세 번째 특징은 한결같이 우량한 기업이라는 점.
연구팀이 증권거래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간 종합주가지수는 698(1997년 2월 1일)에서 1,422(2007년 2월 1일)로 103.7% 증가했으나 30대 장수기업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같은 기간 291.1%였다.
장수기업 중 대기업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414.8%, 중소기업은 146.8%였다.
이들 기업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았다. 2005년 기준으로 상장기업 전체 매출의 26%, 총이익의 40%를 30개 장수기업이 차지하고 있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30년 이상 장수기업기업설립연도동화약품1897년경방1919년유한양행1926년유유1941년한국타이어1941년대림산업1947년삼일제약1947년삼양사1953년부산방직1953년CJ1953년LG상사1953년대한제강1954년동국제강1954년
제일모직1954년경농1957년수출포장1957년삼영무역1959년한국쉘석유1960년SK1962년한솔제지1965년캠브리지1966년현대자동차1968년포스코1968년에스엘1968년삼성전자1969년유니모테크1971년인팩1972년행남자기1973년무학1973년삼호개발1976년자료: 중소기업청, 대한상공회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