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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자금 10분의 2,3 밝히자 盧측근들 ‘하늘높은줄 몰라’”

입력 | 2007-04-21 03:01:00


송광수(사진) 전 검찰총장이 재임 시절 노무현 대통령 측의 불법 대선자금을 수사한 이후 노 대통령의 측근들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를 검토하는 등 검찰을 위축시키려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송 전 총장은 19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에서 열린 ‘교정복지론’ 초빙 강의에서 “노 대통령이 ‘내가 쓴 돈이 한나라당 불법 대선자금의 10분의 1을 넘으면 (대통령 직을) 그만두겠다’고 했지만 검찰은 10분의 2, 10분의 3을 찾아냈다”며 “그러자 대통령 측근들이 ‘검찰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른다. 손을 봐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측근들은 당시 대검 중수부가 공명심에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으니 폐지해야 한다고 했으며, 법무부도 (대검 중수부) 폐지를 검토했다”고 소개했다.

송 전 총장은 불법 대선자금 수사에 앞서 2003년 ‘나라종금 불법 로비’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도 청와대 측의 불만이 컸음을 시사했다.

그는 “나라종금 수사 당시 대통령의 ‘왼팔(안희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법원이 증거 부족을 이유로 두 번이나 기각했다”며 “(나중에 대선자금 문제로 세 번째 영장을 청구하자) 저 위에서 ‘왜 세 번씩이나 하느냐’며 대단히 섭섭했나 보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송 전 총장은 20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10분의 2, 10분의 3이라고 얘기한 것은 정확한 액수가 기억나지 않아 10분의 1은 넘었다는 뜻으로 한 것”이라며 “검찰이 정치권 눈치를 보지 않고 수사를 열심히 했다는 것을 강조한 얘기”라고 해명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靑 “중수부 문제 수사와 무관”▼

송 전 총장의 대검 중수부 폐지 발언에 대해 윤승용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중수부 폐지 문제는 대선자금 수사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수사 당시 10분의 2, 3을 찾았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전혀 근거가 없다”고 부인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