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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推賢讓能

입력 | 2007-04-16 03:03:00


사람은 집단을 이루고 산다. 집단은 조직이다. 가정도 조직이고 회사도 조직이고 국가도 조직이다. 조직의 효과적인 유지와 발전을 위해서는 누군가는 앞에 나서서 일을 해야 하고, 누군가는 뒤에 물러나야 할 때가 있다. 앞에 나서는 사람에게는 의무와 함께 권리가 주어진다. 이런 경우 누가 앞에 나서고 누가 뒤에 물러설 것인지는 조직의 구성원이 결정한다. 조직의 구성원은 어떠한 기준으로 결정하며, 나서고 물러서는 사람은 어떠한 기준으로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것인가는 언제나 중요하다.

推賢讓能(추현양능)이라는 말이 있다. 推는 변하다, 헤아리다, 밀다, 추천하다라는 뜻이다. 推移(추이)는 옮겨 이동하다라는 말이다. 推移를 보아가며 일을 한다는 말은 변하는 상황을 보아가며 일을 한다는 말이다. 推理小說(추리소설)의 推理는 이치를 헤아리다, 즉 정확한 논거에 따라 추정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밀다, 밀어주다, 추천하다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賢은 어질다는 뜻이다. 賢明(현명)은 어질고 밝다는 말이다. 讓은 물러나다, 사양하다, 넘겨주다라는 뜻이다. 讓步(양보)는 한 걸음 물러나다라는 말이다. 步는 한 걸음이라는 뜻이다. 讓渡(양도)는 사양하여 넘겨주다라는 말이다. 渡는 주다라는 뜻이다. 能은 능력이 있다는 뜻이지만 여기에서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이상의 의미를 정리하면 推賢讓能은 현명한 사람을 밀어주고, 능력 있는 사람에게 양보하다라는 말이 된다.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 양보의 미덕이라는 말을 하지만 한 생애를 살아가면서 몇 번이나 결정적인 양보를 했는가를 생각해 보면 이런 행동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울지라도 자신에게 소속된 조직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이런 행위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