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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제도 계속 바꿔 나아진게 뭔가”

입력 | 2007-03-10 02:59:00

9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대화문화아카데미가 주최한 ‘한국 대학의 미래와 교육의 거버넌스’ 토론회. 참석자 대부분이 대학에 대한 자율성 강화와 재정 지원을 요구했다. 김재명 기자


“한국 대학의 미래를 위해서는 교육인적자원부의 간섭을 줄여야 합니다.”

재단법인 대화문화아카데미는 9일 오후 3시부터 6시간 동안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한국 대학의 미래와 교육의 거버넌스(지배구조)’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교육 전문가들은 교육부의 지나친 대학 규제 및 관료주의를 강하게 성토했다.

이 토론회에는 김기석 서울대 교수,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 이주호 임해규 한나라당 국회의원, 유기홍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강대중 교육부총리 정책보좌관, 한만중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 강대인 대화문화아카데미 원장 등 25명이 참여했다.

▽“교육부 해체하라”=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주호 의원은 ‘교육부의 발전적 해체 방안’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교육부의 발전적 해체 방안으로 △교육부와 과학기술부의 통합 △초중등 교육은 시도교육청에서, 대학은 고등교육청에서 관장 △초중등위원회 및 대학위원회를 신설해 국무총리실 산하로 이관 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지난 대통령선거에서는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교육부를 해체하겠다는 1회성 주장에 그쳤지만 이번엔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제대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회장을 역임한 강원대 김송희(신소재공학) 교수는 교육부 관료들의 업적주의를 비판했다.

김 교수는 “입시제도가 지금까지 계속 바뀌었지만 좋아진 게 뭐가 있느냐”면서 “교육부는 제발 새 제도를 자꾸 만들지 말고 큰 틀에서 방향만 제시하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부가 정책을 만들어서 직접 평가하는 것보다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등에 평가권을 넘기는 게 바람직하다”며 “대교협도 교육부의 그늘에서 자립하지 못할 바에는 총리실 산하 기관이 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현재는 자율에 맡기고 미래에 주력”=교육부가 정책 수립과 집행기능 등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고를 버리고 미래 비전 개발에 주력하는 부처로 변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는 “믿을 수 있는 대학까지 하나의 잣대로 규제해야 하는 것은 나라의 비극”이라며 “대학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대학은 폐쇄하되 잘하고 있는 대학에는 간섭하지 않고 자율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육부는 미래를 준비하기에도 바쁠 텐데 대학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며 “학문 변화의 흐름을 잘 모르는 공무원들이 대학을 지배하고 있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연세대 박영필(기계공학) 교수는 “시대가 엄청나게 바뀌고 대학 사회도 바뀌었다”며 “초창기에는 교육부가 대학을 도와주는 곳이었겠지만 지금은 대학 발전을 감시하고 저해하는 곳으로 바뀌고 있는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노력 중”=강대중 교육부 정책보좌관은 “교육부는 최근 교육부총리가 기획예산처 장관에게 양해를 구할 정도로 재정을 확보하지 못해 국회에서 구석으로 몰리고 있다”며 “교육 재정을 개선하지 못하면 결국 대학에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교육부가 고등교육 경쟁력 강화 정책을 추진하면 일부에서는 이에 앞서 대입 3불(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 금지) 정책 폐지를 거론한다”며 “현재 교육부가 대입 3불 정책을 당장 폐지할 수 있을 만큼 여건이 성숙됐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춘란 교육부 대학정책과장은 “교수들은 교육부 이야기만 나오면 실제로 대학정원을 규제하고 있지 않은데도 규제를 한다고 오해한다”며 “교육부도 대학에 자율성을 최대한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병영 교육부 정책상황팀장은 “교육부가 현안에 매몰돼 미래를 준비하지 못해 왔고 최근에서야 미래 비전에 대한 팀을 구성했다”며 “하지만 교육계 안에서 (내부 갈등으로) 많은 에너지가 소모돼 공중분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화문화아카데미는 고(故) 강원용 목사가 1959년 만든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회’가 모태다. 이 연구회는 1965년 재단법인 한국크리스챤아카데미로 바뀌었으며 2000년 창립 35주년을 맞아 ‘대화문화아카데미’로 출범했다. 이 단체는 한국 사회의 주요 문제를 연구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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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외국어대2004.10설립자가 이사회 허위 개최, 대구외국어대 설립 추진 시 경북외국어대 교비 불법 사용덕성여대*2001.10임원 간 분쟁 및 학내분규로 결원 이사를 보충하지 않아 이사회 기능 마비세종대*2005.5파주출판단지 용지를 교비 회계에서 부당 매입하는 등 사립학교법 위반영남대*1989.2재단비리 척결 및 학원민주화 요구를 앞세운 학내 소요로 이사회 기능 마비조선대*1988.2전 이사장의 독단적 학교 운영에 따른 학원 소요탐라대2000.12제주산업정보대 교비 불법사용 등으로 인한 학내시위 등 운영 파행

한중대2004.8설립자가 법인회계 자금횡령 및 불법지출 등 사립학교법 위반목원대2006.4교육경험 이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임원 선임 등 사립학교법 위반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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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대*2004.12개교 후 145회 이사회 중 143회를 허위로 개최해 임원전원 선임 무효나주대1997.7설립당시 공문서 변조, 교비유용 및 교수채용 시 금품수수 대구미래대*2000.12설립자 가족 및 임원 간 분쟁으로 이사회 운영 파행서일대2000.2교비회계에서 교육용 기본재산 부당매입오산대2006.10임원 간 분쟁으로 후임 이사 선임 불가* 표는 교육부가 정상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대학. (자료: 교육인적자원부)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