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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대전에 자전거 순찰대 뜬다

입력 | 2007-02-16 07:01:00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윌셔경찰서는 한인타운의 불법 낙서와 차량 무단 방치를 근절하기 위해…마지막으로 자전거 순찰대가 교통위반 단속과 함께 노숙자들의 신분확인 작업을 벌였습니다.’

지난해 11월 KBS 국제방송인 ‘라디오 코리아’가 보도한 한인타운 거리 정화 현장 보도다. 이 보도에서 ‘자전거 순찰대(Bicycle Patrol)’의 역할도 소개하고 있지만 자전거 순찰대에 대한 별도의 설명은 없다. 전혀 낯설지 않은 풍경이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아직 익숙지 않은 자전거 순찰대가 대전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부산지방경찰청이 지난해 말부터 자전거로 방범 순찰을 하고 있지만 이와는 차원이 다르다.

충남지방경찰청과 대전시는 3월부터 자전거 순찰대를 운영하기로 하고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자전거 순찰의 효용성을 절감하고 있던 경찰에 ‘자전거 도시’를 꿈꾸던 시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

1998년 서울 동부경찰서장 시절 연예인 백남봉 씨의 적극적인 권유로 산악자전거(MTB) 마니아가 된 조용연 충남경찰청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자전거로 건강을 다진 백 씨는 자전거 예찬론자.

‘범죄가 광역화 신속화하는 마당에 느려 빠진 자전거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이런 의문에 대해 경찰은 “자전거는 숙련도에 따라 순간적으로 40km 이상의 속력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비좁은 골목으로 도망가는 범인을 쫓을 때에는 오히려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주민밀착형 순찰은 자전거 순찰의 최대 장점. 그동안의 차량 순찰은 경찰이 주민과 대화할 기회를 갖기 어렵고 공원이나 피서지, 장터, 축제행사장 등 인파가 몰리는 지역에 접근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자전거 순찰대는 우선 대전 둔산경찰서에서 활동을 시작한다. 방범순찰대 대원 10명을 선발해 한 달간 시범 운영한 뒤 4월부터는 30명 선으로 늘리고 순찰코스도 확대할 방침이다.

순찰대원은 하루 6시간 이상 순찰을 돌아야 하기 때문에 피로감이 덜한 비교적 고급형의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에는 구급약통과 경광등을 부착할 예정이다. 땀을 흡수할 수 있는 특수제복을 입으며 안전을 위해 헬멧과 보호대, 고글, 장갑 등 부대장비를 착용한다.

조 청장은 “국내에서는 사이클 선수가 군 복무를 하면 운동을 계속하기 어렵다”며 “이들을 자전거 순찰대(전의경)로 선발할 경우 순찰대도 강화할 수 있고 체육 진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