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두 기자가 ‘몸짱’ 도전에 나선지 넉 달째다. 몸짱 도전 프로젝트가 막바지에 접어든 것이다. ‘배불뚝’ 이호갑(41) 기자는 쾌조의 출발을 유지하지 못하고 방황하다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해외 출장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반면 ‘빼빼로’ 김용길(43) 기자는 눈에 띄게 탄탄해진 상반신으로 주위의 칭찬을 받았다. 이제는 근육을 디자인하는 단계로 들어갔다.》
○ 이호갑 기자 “하루 1시간 의무적으로 투자했어야”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음식을 조절하고 술자리를 피했다. 하지만 복병이 찾아왔다. 해외 출장이었다. 지난달 26일부터 7박 8일간 프랑스에 와인 취재를 다녀왔다. 출장 내내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와인에 빠져 살았다. 음식도 코스로 최소 4가지가 나와 적지 않은 양이었다. 한국에 돌아오자 회사 선후배들이 놀린다. 다시 옛날로 돌아갔다고.
더블에이치 구자곤 트레이너는 “운동은 시간이 날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시간을 내어 해야 하는 것”이라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국내든 해외든 출장을 가면 가까운 운동 장소부터 확인해야 한다. 출장 중이라도 하루에 트레드밀 30분, 기구운동 30분의 시간만 낸다면 몸을 유지할 수 있다. 만약 출장지에 운동 장소와 시설이 없다면 어떻게 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의지만 있으면 운동할 수 있다.
일단 주변에서 산책로를 찾는다. 이왕이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흙길이 좋다. 하루 30분만 빠른 걸음으로 몸에 땀이 촉촉히 날 정도로 걷는다. 출장 중에도 체지방은 감소하고 심장은 튼튼해질 것이다. 숙소 안에서도 하루 30분 정도를 운동에 투자하자.
우선 선 자세에서 양손에 플라스틱 물통을 든다. 호흡을 내쉬면서 팔꿈치를 몸쪽으로 접고 숨을 들이쉬면서 팔을 편다. 20회 이상 팔이 뻐근할 정도로 하고 1분 쉰다. 이렇게 세 차례 반복.
이번엔 물통을 든 상태에서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린다. 숨을 들이쉬면서 무릎을 접어 반쯤 앉은 자세를 취하고 내쉬면서 무릎을 펴 원상태로 돌아간다. 허리는 곧게 펴고 엉덩이는 살짝 뒤로 뺀다.
잠들기 전에는 10분만 투자하자. 누운 상태에서 90도로 다리를 든다. 천천히 숨을 들이쉬면서 다리를 내린다. 양발이 지면에 닿기 전까지 내린 후 다시 다리를 들어준다. 15회 이상 아랫배가 뻐근할 때까지 반복하고 1분 쉰다. 모두 3회 반복. 출장 중 현지의 기름진 음식에도 허리 사이즈가 늘어날 걱정은 없을 것이다. 윗몸일으키기도 좋다.
건강하고 멋진 몸을 위해 출장 중에도 운동에 욕심을 내보자. 이 기자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도.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 김용길 기자 “백화점식 머신운동 바꿔줘야”
몸에 인이 박인다는 말이 있다. 음식이나 특정한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를 잡는다는 뜻이다. 아무래도 내가 그런 것 같다. 이제 일주일에 4번씩 하는 운동을 하루라도 거르면 좀이 쑤신다. 식구들과 회사 동료들은 나무젓가락처럼 말랐던 몸이 슬슬 변해 어깨가 벌어지고 역삼각 체형으로 변모했다고 격려해 준다.
더블에이치의 홍장래 트레이너팀장은 “지난 100일 동안 점진적인 성과가 있었다”면서 이제는 ‘백화점 식’ 머신(Machine) 운동 방식에 변화를 줄 때라고 충고했다. 운동 방식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얘기다. 홍 팀장은 “머신 방식에서 프리웨이트(Free Weight) 방식으로 바꿔야 보기 좋은 근육이 붙는다”고 덧붙였다.
헬스클럽의 머신을 이용한 운동은 생체 역학적인 움직임이 미리 정해져 초보자도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다. 재미도 있다. 특히 근력이 부족한 사람이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적당하다.
하지만 동일한 운동 강도를 유지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운동 강도를 다양하게 하지 않으면 근육량은 늘지 않고 오히려 퇴보할 수도 있다.
일정 기간이 지나 기초체력이 확보되면 프리웨이트 방식으로 넘어가야 한다. 프로 보디빌더들은 아령과 역기를 이용해 멋진 근육을 만든다. 중량 조절을 자유롭게 하면서 원하는 몸을 디자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 웨이트 트레이너들은 프리웨이트와 머신 운동 방식을 적절하게 혼합해 프로그램을 짜준다. 반면 혼자서 운동하면 자세가 엉망이 되고 근육이 다치기 쉽다. 한 번 손상된 근육을 회복하려면 재활트레이닝을 받아야 한다. 트레이너가 곁에서 거들어 줘야 몸의 재설계가 이뤄진다.
앞으로 남은 기간에 하루 한 가지씩의 운동 테마를 정해 훈련할 계획이다. 월요일엔 가슴과 삼두근, 화요일엔 이두근과 등, 수요일엔 어깨와 종아리 식으로….
근육이 빈약했던 중년의 남자가 드디어 기초 근육량을 확보했다. 이제부터 근육을 설계하는 단계로 들어갈 때다.
김용길 기자 harri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