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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마음건강]떼쓴 뒤 호흡정지발작

입력 | 2007-01-16 03:01:00


얼마 전 두 살이 채 안된 아이가 진료실에 왔다. 아이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무 곳에서나 큰 소리로 울고 넘어지고 발길질을 해 댔다. 아이는 집 안에서나 밖에서 나자빠지고 울면서 떼를 씀으로써 요구를 관철해 왔고 대개 부모는 아이가 떼쓸 때마다 요구를 들어줬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심하게 떼쓸 때에는 아예 숨을 쉬지 않는 데다 얼굴까지 파랗게 질려 놀란 부모가 병원을 찾은 것.

아이의 증상은 전형적인 일시적 호흡정지발작이었다. 다행히 신체적으로 무해하다. 호흡정지발작을 지켜보는 부모 처지에선 오랜 시간 지속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대개 1분 이내에 끝난다. 일시적인 호흡 멈춤은 6개월∼2세에 전형적이고 4, 5세가 되면 없어진다.

아이가 떼쓰며 우는데 숨을 쉬지 않는 것 같으면 우선 평평한 곳에 눕혀 뇌로 가는 혈액량이 증가하도록 해야 한다. 아이를 흔들어 대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대뇌 주변 혈관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심폐소생술은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의 발작을 다루는 데 있어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불안해하거나 걱정하는 모습을 절대 보이지 말아야 한다. 아이 모습에 놀라지 말고 발작이 끝나면 되도록 하던 일을 계속 하는 게 좋다.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려는 유혹을 이겨 내야 한다. 아이가 떼쓰는 게 두려워 요구를 들어준다면 발작이 없어지기는커녕 조장되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생후 6개월 이하 혹은 6개월 이상 된 유아 중 발작 때 얼굴이 파랗게 질리는 정도가 아니라 창백해질 정도가 된다면 즉시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 또 호흡정지발작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나타나든지 점점 빈도가 증가하면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게 필요하다. 또 아이가 1분 이상 숨을 쉬지 못하거나 팔다리에 경련을 일으킨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아이가 아주 어릴 때 떼쓰면 물론 안아 주든가 달래 주어야 한다. 그러나 좀 더 자라서 언어를 이해하고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면 자기의 좌절감이나 분노를 말로 표현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떼쓰는 행동이 나이가 들어서도 반복적이고 잦으면 모자 관계의 문제나 아동의 지나친 불안, 분노 등 정서적 문제가 원인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홍성도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