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년사설 관철 결의대회 4일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10만여 명의 평양 시민이 참가한 대규모 군중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 대회에서는 1일 북한이 발표한 신년공동사설의 관철을 결의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또다시 핵실험을 감행할 것인가. 북한이 지난해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했던 함북 길주군 풍계리 부근의 산악지역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돼 한국과 미국 등 관련국들이 긴장하고 있다. 미국 ABC방송은 5일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2차 핵실험 준비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그들이 어떤 예고나 경고 없이 핵실험을 할 모든 준비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ABC방송은 또 복수의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최근 입수한 첩보를 토대로 북한이 다시 핵실험을 할 준비가 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 임박한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미 정보기관 관계자는 “핵실험이 즉각 있을 것이라고 믿을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을 방문 중인 한국정부 고위 당국자도 이날 워싱턴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북한의 추가 핵실험 임박설을 부인했다. 그는 ABC방송 보도에 대해 “한미 양국은 정보 채널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 동향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으나 그런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2차 핵실험 준비를 마쳤다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확보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였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핵실험장이라는 의혹을 받는 시설에서 일부 분명치 않은 활동이 포착됐으나 그게 핵실험과 직접 연결된 것이라는 특별한 징후가 없다”고 밝혔다.
2차 핵실험 준비를 하고 있을 가능성은 있지만 분명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위성사진 판독 결과 갱도 안으로 핵폭발 장치가 들어가지 않았고 지하에서 벌어지는 핵실험 결과를 수집하기 위한 케이블도 연결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부터 있었던 얘기지만 구체적으로 더욱 큰 진전이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절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지난해 10월 핵실험을 한 뒤 2차 핵실험 준비 작업으로 볼 수 있는 활동을 계속 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북한의 1차 핵실험 때도 한미 양국은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추가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던 풍계리 인근에는 수평 갱도와 수직 갱도가 여러 개 뚫려 있다. 미국 정찰 위성의 관측 결과 지난해 핵실험을 했던 갱도 부근의 다른 갱도 앞에는 큰 천막이 설치돼 있다. 핵실험이 있었던 갱도와 멀지 않은 곳이다. 인부 복장을 한 사람들이 갱도와 천막을 수시로 오간다. 차량의 움직임도 빈번하다. 천막 주변엔 지하 핵실험장과 관측 장비 등을 연결하는 데 사용되는 케이블도 쌓여 있다. 그러나 케이블이 터널 안으로 연결돼 있지는 않다.
미국의 정찰 위성은 매일 이곳을 포함해 이 지역 일대 갱도 주변을 정밀 촬영한다. 미국 정부는 그 결과를 판독해 한국 정부에 전달하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은 풍계리 인근에서의 움직임은 미국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활동 같다고 분석한다. 대북 금융제재 해제 등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언제든지 2차 핵실험을 할 수 있음을 행동으로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대화와 도발을 번갈아 시도하는 북한의 행동 패턴과 최근 움직임을 볼 때 북한이 올해 상반기 중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게 미국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류길재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미 간에 금융제재와 핵 동결 문제를 놓고 협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융제재 해제가 뜻대로 안 되고 협상이 결렬될 경우 다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