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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조수미씨 - 강수진씨

입력 | 2006-08-31 03:01:00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기자간담회에서 청소년에게 힘을 주고 싶다며 노래하고 있다.사진 제공 호암아트홀

발레리나 강수진 씨가 마스터 클래스에서 후배 유망주들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한국 출신으로 세계 최정상에 오른 두 명의 예술가가 마련한 ‘특별한 수업’이 30일 나란히 열렸다.

‘신이 내린 목소리’의 소프라노 조수미 씨와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 씨는 각각 무료로 ‘아카데미 콘서트’와 ‘마스터 클래스’를 열었다.》

■조수미씨 음악교사들에게 특강… “20년전의 다짐 들려주고 싶어”

올해 국제무대 데뷔 20주년을 맞은 조 씨는 이날 오후 7시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초중고교 교사 520여 명을 초대해 강연과 공연을 했다. 그는 20주년 기념 전국 10대 도시 투어 콘서트에 앞서 이 자리를 먼저 제안했다.

“입시에 찌든 아이들에게 음악으로 힘을 주고 싶었고 그것을 선생님들이 대신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음악평론가 장일범 씨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에서 그는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 ‘라 트라비아타’ 중 ‘아 그이였던가’ 등 독창곡 4곡을 포함해 8곡을 불렀다. 이어 그는 유학시절의 경험을 털어놓고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1983년 3월 28일 오전 3시 아무도 없는 이탈리아 로마 공항에 내려 쓴 일기의 첫 줄은 “어떤 고난이 닥쳐도 꿋꿋이 이겨내며 약해지거나 울지 않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를 악물고 노력한 끝에 정상에 올랐다. 그는 “20여 년 전 외국에서 혼자 겪어야 했던 어려움들을 지금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덜 겪게 하고 싶다”며 “청소년들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이 많지만, 말만 앞서는 사람이 되기 싫으니 하나씩 할 때마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조수미 ‘바로크의 여행’
오페라 ‘리날도’中 ‘울게 하소서’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강수진씨 발레유망주들에게 조언… “인정받을수록 초심 돌아봐야”

“자, ‘바트망 즈테’(바닥을 밀 듯하며 발을 45도로 차는 동작)를 하면서 내 손바닥을 발로 한번 차 보세요.”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수석무용수 강 씨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강북구 미아동 서울사이버대 스튜디오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열었다. “늘 후배들을 위해 마스터 클래스를 갖고 싶었는데 스케줄이 맞지 않아 안타까웠다”던 그는 올해 여름휴가도 포기했다.

그는 16명의 유망주 앞에 꿇어앉은 뒤 손바닥을 내밀고 ‘여기를 발로 차듯 해 보라’고 주문했다.

“‘바트망 즈테’ 때는 이 손바닥에서 소리가 날 만큼 힘차게 차야 해요. 속도가 있지 않으면 나중에 ‘그랑 즈테’(발을 공중에서 一자로 뻗는 동작)를 할 때도 어려워요.”

후배들은 ‘선생님’ 강수진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동작을 따라했다. 1시간 40분의 마스터 클래스를 마친 뒤 그는 1시간 동안 후배들과 대화도 나눴다. 그는 ‘발레 영재’로 뽑힌 이들에게 “재능이 있을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을 받거나 인정을 받으면 발레가 더 두렵고 힘들어져야 합니다. 주위에서 치켜세우면 기분이 좋지만, 그건 그날로 족해요. 발전을 하려면 이튿날부터 당장 처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