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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다른 스포츠 동호회]‘핀수영’ 마포구 수영연합회

입력 | 2006-08-03 03:01:00

오리발 끼고 망망대해를 헤쳐 나갈 꿈에 부푼 ‘마포구 수영연합회’ 회원들이 연습 중에 오리발을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서정문(서울대 종교학과 4년) 대학생 인턴기자


25m 풀에 끊임없이 하얀 물보라가 인다. 일반 수영 강습이 아니다. 수면 위로 수십 개의 오리발(핀·fin)이 함께 떠올랐다가 사라진다.

○ 6개월 이상 수영배워야 입문

‘러너스 하이(runner's high·일정 강도의 운동을 극단적으로 지속할 때 느끼는 황홀한 느낌)’를 추구하는 마라토너처럼 이들은 일종의 ‘스위머스 하이(swimmer's high)’를 좇는 사람.

핀 하나에 의지해 망망대해를 헤쳐 나가고자 하는 현대판 ‘인어’인 이들은 핀 수영 동호회 ‘마포구 수영연합회’ 회원. 지난해 12월 국내 최대 수영 동호회인 ‘수영사랑’에서 핀 수영 동호회로 따로 분리해 나왔다. 현 회원 250여 명으로 30대의 직장인이 가장 많다. 그중 여성 회원이 절반가량.

발에 오리발을 끼고 수영하는 핀 수영은 맨발로 수영하는 것보다 쉬워 보이지만 수영을 잘 못하는 사람들에겐 물의 저항을 크게 하는 오리발이 오히려 짐이다. 보통 6개월 이상 수영을 배워야 핀 수영에 입문한다. 이 동호회 회원들도 대부분 3년 이상 수영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일단 핀을 잘 다룰 줄 알면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보통 수영장에서 연습하지만 목표는 바다로 나가는 것. 바다 핀 수영 마니아로 자처하는 회원 이신섭(40·운송업) 씨는 “끝도 보이지 않는 깊고 검은 바다 속에서 헤엄치는 느낌은 황홀하다”고 말했다.

국내 대회는 한 해 10회 정도 열리는데 점차 그 수가 늘고 있다. 이날 수영장에 나온 12명 중 대부분은 6일 부산 광안리 근해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할 예정.

○ 파도-수온과 싸우는 혹독한 경기

핀 수영 대회는 바다와 강에서 열리며 3km 이상의 장거리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강한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때로 높은 파도, 낮은 수온과 싸워야 하는 혹독한 경기다.

이종무(34·자동차판매원) 동호회 부회장은 “3km 대회는 300m 지점이 고비”라고 말한다. “정말 너무 힘들어 당장 포기하고 싶죠. 그걸 견뎌내고 500m, 1000m를 가다 보면 나중엔 괜찮아요. 그리고 마침내 완영을 하면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죠.”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 이 기사 작성에는 박세미(서울대 인류학과 4년) 대학생 인턴기자가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