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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뉴스]벤처 1세대들의 씁쓸한 몰락

입력 | 2006-07-25 03:00:00


주식투자를 오래 한 ‘올드 팬’에게 잊혀지지 않는 종목 가운데 하나가 터보테크다.

1999년만 해도 한국은 공작 기계의 핵심 부품인 컴퓨터 수치제어 시스템(CNC)을 전량 일본에서 수입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 열혈 공학도 5명이 CNC 국산화를 반드시 이루겠다며 세운 회사가 바로 터보테크다.

당시 회사 대표였던 장흥순 전 사장은 ‘코스닥의 4대 천왕’으로 불릴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했다. 터보테크는 새롬기술 골드뱅크 리타워텍 장미디어 등과 함께 코스닥 폭등장세의 간판스타 노릇을 했다. 하지만 장 전 대표는 지금 분식회계 등에 책임을 지고 구속 수감돼 있다.

그랬던 터보테크가 23일 소액주주들이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이 ‘분식회계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낸 소액주주들의 손을 들어준 것. 터보테크는 7억2000만 원을 주주들에게 물어줘야 한다.

이 같은 벤처 1세대의 몰락은 비단 터보테크만의 일이 아니다. 1999∼2000년 주가 상승률 상위 기업 대부분이 비슷한 신세를 겪었다.

당시 2만123%라는 기록적인 주가 상승을 보였던 ‘작전주의 대명사’ 리타워텍과 9349%나 주가가 올랐던 한국디지탈라인은 이미 증시에서 퇴출됐다.

상승률 6669%의 새롬기술(현 솔본)을 이끌었던 오상수 전 사장도 형사처벌을 받았다.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 사장도 복역 중이고 허록 전 리타워텍 대표와 김진호 전 골드뱅크 사장도 구속 전력이 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