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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완 실장 “일부 극우언론 보면 일본 신문인가 분통”

입력 | 2006-07-22 02:57:00


이병완(사진) 대통령비서실장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정부가 보여 준 태도를 비판한 국내 언론 보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 실장은 특히 “국내 일부 극우(極右) 언론의 보도를 보면 한국 신문인지 일본 신문인지 분통이 터진다”는 막말까지 사용해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그는 21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1회 최고경영자대학’에서 ‘참여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주제로 한 강연 중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도 사설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지나친 반응을 보인 일본을 비판하는데도 국내 신문은 ‘한국만 외톨이가 됐다’, ‘한미일 삼각동맹에 균열이 생긴다’는 식으로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때리는 시어머니(일본)보다 말리는 시누이(국내 언론)가 더 밉다”며 “일부 극우 언론은 일본보다 참여정부를 더 싫어하는 것 같고 극우 언론의 보도를 보면 한국 신문인지 일본 신문인지 분통이 터진다”고 덧붙였다.

이 실장은 자신이 지칭한 ‘극우 언론’이 어떤 매체를 말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와 함께 “극우세력과 극좌세력이 참여정부와 노 대통령을 저주하고 있으며 언론도 매일 2건 이상 노무현 정부를 비판하지 않으면 소화가 안 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극우세력들은 참여정부를 ‘태어나서는 안 될 정권’으로 여기고 있고 예전 선거에서처럼 다음 정권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이미 그런 조짐이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는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추구하는 정권으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등 국가의 미래와 관련된 중요한 일들은 참여정부가 다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민웅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외교의 실패로 우방과의 동맹에 문제가 생긴 것에 대해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매체가 강력히 비판을 했는데도 ‘일부 언론’이나 ‘극우 언론’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정책 실패의 책임을 덜어 보려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이 ‘극우 언론’이나 ‘극우 세력’ 등 상식 이하의 표현을 사용한 것은 청와대 참모진의 인식 수준이 얼마나 천박한지를 알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날 일본과 북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는데도 각료들까지 ‘북한 선제공격’을 주장하며 여론을 몰고 간 것은 아주 고약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또 북한에 대해서도 “미사일 발사는 규탄받아 마땅한 행위로 화해와 협력을 위해 노력해 온 (남측)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말했다.

서귀포=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