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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민은 이런 정부 믿고 편히 잠잘 수 없다

입력 | 2006-07-07 03:08:00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안이한 대처를 자성(自省)하면서 스스로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할 정부가 ‘언론의 호들갑이 문제’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니 4800만 국민이 이 정부를 믿고 편히 잠잘 수 있겠는가.

어제 서주석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비서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정부의 무능한 대응을 비판한 언론 보도를 “국적(國籍)과 국익(國益)이 보이지 않는 보도”라고 역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이 꼭두새벽에 회의를 소집해 강경 입장을 밝히는 등 불안을 증폭시키면 국제사회의 우려가 실제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는데도 언론이 정쟁(政爭) 수준의 무책임한 비난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미사일 위기’는 두 달 가까이 계속돼 온 국제사회의 현안이었다. 정부도 이틀 전에 발사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꼭두새벽이라도 기민하게 움직이는 것이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올바른 대처법 아닌가. 서 수석은 ‘새벽 회의’와 ‘강경 입장’을 싸잡아 ‘불안 증폭’으로 연결시켰는데, 그렇다면 북의 미사일 발사 상황에서 ‘잠자는 정부’와 ‘뒤늦으며 미온적인 입장’이 불안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말인가.

대포동2호 미사일은 발사 7분 만에 폭발했고, 다른 단·중거리 미사일도 일본 영해에서 수백 km 떨어진 곳에 떨어졌다. 이처럼 우리보다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미국과 일본은 대통령과 총리가 직접 나서 국민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정작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의 직접적 위협 범위 안에 있는 우리만 대통령에 대한 상황보고도, 대통령 주재 안보관계 장관회의도 지각이었다. 그런데도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여유를 갖고 침착하게 대응했다”고 둘러댔다. 이런 정부를 보면서 국민도 여유를 부리란 말인가.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사일 발사를 “정상적 군사훈련”이라며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어제 밝혔다. 이처럼 위기상황이 지속되는데도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에 대해 계속 침묵하고 있다. 이 역시 국민이 불안해 할까 봐 그런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