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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여성총독 “교육기회 늘려 성차별 극복해야”

입력 | 2006-04-22 03:03:00

석동률 기자


초등학교 교육이 전부인 신발 가게 주인 부모 밑에서 자란 소녀가 뉴질랜드 국가원수 격인 총독(Governor-General)이 돼 19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영국 연방 뉴질랜드의 여성 총독 실비아 카트라이트(64·사진) 씨. 뉴질랜드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독이다. 2001년 5년 임기의 총독에 임명돼 올해가 재임 마지막 해다.

뉴질랜드 여성법률가 1세대인 카트라이트 총독은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위원으로 전 세계 여성의 권익 신장을 위해 8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숙소인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에서 21일 만난 카트라이트 총독이 먼저 꺼낸 얘기도 초보 변호사 시절의 여성 차별 경험이었다.

“초보 변호사 시절 임금이 송금된 은행에서 남편의 서명 없이 돈을 인출해 줄 수 없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남자 비서 직원을 보내니 바로 인출해 줬습니다.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은행의 부당한 처우를 지적했고 결국 사과와 함께 잘못된 관행을 바꾸게 만든 일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세계 최초로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나라. 현재 카트라이트 총독을 비롯해 총리, 대법원장, 국회의장 등 대부분의 국가 주요 직책을 모두 여성이 장악하고 있다.

그가 맡은 총독 직은 영연방의 국가원수인 영국 여왕을 대신하는 것으로 실질적인 행정 권력은 없지만 국가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상징적인 권력.

그럼에도 그는 아직도 미묘한 차별 의식은 어디든 존재한다고 말한다.

“내 후임에 또 여성이 총독으로 임명되는 것은 무리라는 말이 나오고 있죠. 18명의 총독 중 여성 총독은 불과 2명이었는데도 말입니다.”

방한 첫날인 19일 이화여대에서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내 아버지는 12세까지 학교에 다닌 게 평생 받은 교육의 전부였다”면서 “내가 이곳에 서 있는 것은 고등 교육을 통한 성취 때문에 가능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카트라이트 총독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한일 간 동해 대치 사태에 대해 “외교적인 해결이 아닐 경우 그 어느 쪽도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라면서 “양국이 이성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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