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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00세 현역’ 퇴직 20여일만에 천국으로

입력 | 2006-04-17 03:03:00

지난달 23일 100세 생일을 하루 앞두고 퇴직하던 날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즐거워하던 아서 윈스턴 씨(왼쪽). LA타임스 인터넷판


76년간의 직장생활 중 단 하루, 부인과 사별하던 날 결근했던 할아버지가 100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대중교통국(MTA)에서 근무하던 중 100세 생일 하루 전인 지난달 23일 퇴직했던 아서 윈스턴 씨가 13일 증손녀, 고손자와 함께 살던 로스앤젤레스 근교의 조그만 자택에서 숨졌다고 LA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그는 매일 정확히 근무시간 15분 전 직장에 도착해 갈아입을 유니폼이 깨끗한지 점검하고 일을 시작하는 ‘살아 있는 시계’였다.

그의 증손녀는 “할아버지가 ‘100세가 돼 죽기 전까지 일을 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했다”며 “꿈을 이루신 셈”이라고 말했다.

1924년 철도회사에서 전차 청소부로 4년간 일했던 그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운전사가 되려던 꿈을 이루지 못하고 그만뒀다. 그는 1934년 다시 취직해 줄곧 잡역부로 일해 왔다. 하지만 동료들은 그를 ‘미스터 윈스턴’이라고 높여 부르며 존경했고, 1997년엔 그가 일했던 버스터미널에 그의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다.

윈스턴 씨의 생활신조는 ‘항상 움직여라’는 것. 그는 “한자리에 오래 머무르면 얼어붙는다. 가능한 한 몸을 움직이며 일해라”고 생전에 말하곤 했다. 더불어 불필요한 물건을 사지 마라, 빚지지 마라, 과음하지 마라, 약을 과용하지 마라 등을 생활 수칙으로 삼았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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