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브뤼셀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장관 2명과 함께 돌연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회의장에서 프랑스어가 섭섭한 대우를 받았던 것이 그 이유였다.
시라크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른 사람은 프랑스인인 에르네스트 앙투안 세예르 유럽 경제인연합회(UNICE) 의장. 그는 프랑스어로 연설하던 도중 "지금부터는 비즈니스 공용어인 영어로 말하겠다"며 영어로 말하기 시작했다. 발끈한 시라크 대통령은 필리프 두스트블라지 외무장관, 티에리 브르통 재무장관을 동반하고 퇴장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장 클로드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프랑스어로 연설을 시작하자 자리로 돌아왔다.
프랑스어는 유럽연합에서 오랫동안 제1 공용어 대접을 받아왔지만 2004년 체코 몰타 등 10개국이 신규 가입하면서 눈에 띄게 영어에 밀리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