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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캘린더]초연 멤버 한자리에…‘날 보러 와요’ 10주년 공연

입력 | 2006-03-17 03:09:00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이 된 ‘날 보러 와요’. 사진 제공 극장‘용’


1996년, 연극 ‘날 보러 와요’가 문예회관(현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주제로 한 이 연극은 호평과 함께 이후 여러 차례 무대에 꾸준히 올려지면서 동아 연극상, 서울연극제 작품상 연기상 등 주요 상을 휩쓸었다. 이제는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 연극으로 더 유명한 작품이 됐다.

2006년, 올해는 ‘날 보러 와요’ 10주년을 맞는 해이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공소시효(4월 2일)가 만료되는 해다.

연출 김광림을 비롯해 유연수 김내하 류태호 등 초연 멤버들이 다시 뭉쳐 17일 ‘10주년 기념 공연’의 막을 올린다. 초연 멤버는 아니지만, 두 번째 공연부터 꾸준히 이 작품에 출연해 온 최용민 권해효도 함께 한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폭력 형사 ‘조용구’와 ‘빨간 팬티’의 변태 용의자 ‘조병순’역으로 각각 출연했던 김내하와 류태호는 영화에서와 같은 배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스크린에서 보던 캐릭터를 무대에서 직접 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

초연 연출과 공연 초기의 주요 배우들이 모두 함께 출연하는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30대 초반의 형사로 나오는 권해효가 “이제는 형사가 아니라 반장 역할을 해야 할 나이”라고 농담할 만큼 배우들도 극중 역할에 비해 나이를 많이 먹은 데다, ‘강산이 한 번 변하는’기간에 TV와 영화 등 다른 분야에서 ‘뜬’ 배우들이 다들 바빠진 탓에 초연(초기) 멤버들이 모이는 공연은 이번이 마지막. 연극 팬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공연이다.

연출을 맡은 김광림 씨는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이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자 공연 시기를 맞췄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연 기간에 공연장 로비에서 관객들을 대상으로 화성연쇄살인사건 공소시효 연장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10년 전, 초연 때만 해도 범인을 잡을 수 있다는 낙관적인 생각이 컸던 것일까? 당시 이 연극의 결말은 범인을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 주는 것으로 끝났지만, 공소시효 만료일을 눈앞에 둔 이번 10주년 기념 공연에서는 다소 절망적인 메시지로 결말이 달라졌다.

김 씨는 “첫 공연 때만 해도 범인이 잡힐 수도 있다는 희망이 있었지만, 공소시효가 끝나는 시점에 그렇게 그릴 수 없어 15초 분량의 마지막 장면을 하나 더 추가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공연은 실제 범인이 잡히지 않은 채 어딘가에서 활보하고 다니고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해 범인이 비가 오는 들판에서 유유히 사라지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4월 9일까지. 화∼금 8시. 토 3시 7시. 일 3시.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2만∼5만 원. 1544-5955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