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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짝퉁’과 송두율 칼럼은 무슨 관계?

입력 | 2006-01-10 03:04:00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석방된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宋斗律) 교수의 칼럼이 대학 논술고사의 지문으로 나왔다.

9일 치러진 성균관대 논술고사는 ‘짝퉁’으로 대표되는 모조품 소비 현상의 발생 원인과 문화적 함의를 기술토록 했다. 이 문제에서 수험생들에게 제시된 4개 지문 가운데 하나가 송 교수가 지난달 7일 모 일간지에 기고한 ‘짝퉁 시대에 생각나는 것들’이란 글이었다.

송 교수는 이 글에서 “과학과 기술 그리고 정보의 시대는 어떤 의미에서 ‘짝퉁의 시대’”라며 “우리는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인간의 원형과 숨결마저도 사라지는 황량한 시대를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볼 때”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주제에 상응하는 지문을 찾던 중 송 교수의 글이 난해하기도 하고 쉽기도 해 출제 의도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며 “필자의 정치적 색깔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2004년 3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으나 같은 해 7월 항소심에서 ‘북한의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송 교수는 독일로 돌아가 활동하고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