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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이천수 첫 해트트릭 “난 살아있다”

입력 | 2005-11-28 03:07:00

“딕 감독님, 날 좀 보소”이천수가 후반 27분 수비수를 제치고 강력한 왼발 슛을 날리고 있다. 이천수는 이 골로 챔피언결정전 사상 처음이자 자신의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5-1 대승을 이끌었다. 인천=연합뉴스


울산 현대가 인천 유나이티드를 5-1로 대파하고 시즌 우승컵을 예약했다.

27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2005 챔피언결정 1차전.

쌀쌀한 초겨울 날씨에도 3만5000여 인천 홈 관중은 창단 2년 만에 리그 통합 1위에 오른 데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한 인천을 응원하러 모였다. 하지만 그들은 이날 인천이 울산에 5골이나 내주며 챔피언결정전 사상 최다 점수차 패배를 당하는 것을 지켜본 뒤 씁쓸하게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이로써 울산은 12월 4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인천에 4점차 이상으로 지지 않는 한 우승이 확정돼 사실상 9년 만의 프로축구 챔피언 등극을 눈앞에 두었다.

경기 초반 활발하게 공격을 주고받던 양 팀의 균형을 깨뜨린 것은 이날의 영웅 이천수.

이천수는 전반 13분 왼쪽 코너에서 그림 같은 크로스 패스로 마차도의 선제 헤딩골을 이끌어냈다. 이어 전반 37분에는 아크 정면에서 프리킥을 직접 슈팅해 골문 오른쪽 모서리에 절묘하게 꽂아 넣었다.

전반 추가시간에 다시 잡은 코너킥 기회에선 그의 재치가 빛을 발했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리는척하면서 수비수들을 뛰게 만들고 자신이 직접 앞으로 드리블해 나가 슈팅을 한 것. 수비수를 맞은 공은 절묘하게 각도를 돌려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 27분에는 팀의 다섯 번째 골까지 성공시켰다.

이로써 이천수는 플레이오프 및 챔피언결정전을 통틀어 최초의 해트트릭을 기록했으며 개인으로서도 처음으로 한 경기 3골을 터뜨렸다.

마차도는 2골을 터뜨리며 시즌 13골로 박주영(12골)을 제치고 득점왕을 굳혔다.

인천=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