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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주미대사 직업외교관 가능성

입력 | 2005-08-23 03:07:00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미림팀’ 도청 사건의 여파로 사의를 표명한 홍석현(洪錫炫) 주미대사의 후임 인선작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김완기(金完基)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주미대사 인선 시기와 관련해 22일 “현재 10명 정도 추천을 받았다”며 “9월 초쯤 결론이 날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수석비서관은 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미국(9월 14일 뉴욕 유엔총회 참석)을 다녀온 뒤에 최종 인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해 다음 달 하순경 주미대사 인선이 마무리될 것임을 시사했다.

청와대와 외교통상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차기 주미대사는 직업외교관이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온다.

홍 대사가 사의를 표명한 직후 반기문(潘基文) 외교부 장관이나 권진호(權鎭鎬)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이 후보로 거론됐으나 외교안보라인의 주요 포스트에 있는 이들을 이동시킬 경우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요즘은 거론 빈도가 줄고 있다.

외교부에서는 이태식(李泰植) 차관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현직 차관인 만큼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주요 외교 현안을 꿰뚫고 있다는 점에서다. 장재룡(張在龍) 본부대사, 김삼훈(金三勳) 전 유엔대표부 대사 등도 물망에 오른다.

한편 지난달 25일 사의를 표명한 홍 대사는 요즘 마무리 업무를 처리하는 정도로 보폭을 줄이고 있다.

23일에는 워싱턴을 방문한 반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회담에 배석하는 것으로 일정이 짜여 있지만 말 그대로 ‘배석’만 할 계획이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비롯한 공화 민주당의 차기 대선주자도 만나려고 했으나 모두 접었다.

현지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의 유력 매체에 홍 대사의 중도 하차 소식이 보도된 마당이니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 홍 대사는 언론의 면담 요청에 대해서도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만나자”며 거절하고 있다.

홍 대사는 당초 이달 말로 잡힌 장남(29)의 약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잠시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약혼식 자체가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앙일보 전략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는 홍 대사의 장남은 모 국립대 공대 교수인 Y 씨의 딸과 27일 서울시내의 한 호텔에서 약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는 것. 두 사람은 미국 유학 중에 만나 사귀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