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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여성오케스트라, 청소년위한 공연 앞두고 구슬땀

입력 | 2005-07-21 09:25:00


“자, 다시 한번 연습합시다.”

19일 오전 11시 대구 동부여성회관 대강당.

민간 연주단체인 대구여성오케스트라 단원 40여명이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고운 선율이 펼쳐지다가 지휘자의 지적으로 연주가 중단됐다 다시 이어지기를 반복했다.

이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고급문화에 소외된 지역 청소년을 위한 특별 공연을 앞두고 당일 연주될 곡을 반복 연습하며 이날 2시간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1996년 창단된 대구여성오케스트라가 클래식과 팝, 재즈 등 다채로운 곡을 연주하며 소외된 이웃에게 사랑받는 연주단으로 위상을 굳혀가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연주회에 대비해 매주 화, 토요일 오전 동부여성회관 강당에 모여 호흡을 맞추고 있다.

단원들은 기악을 전공한 20∼40대 여성 60명으로 구성돼 있고 대부분 연주 경력 10년 전후의 전문가들이다.

단원들 중 상당수는 유학을 다녀온 기악 전공자이거나 지역 연주단에서 은퇴한 사람들이며 일부는 연주활동을 겸하고 있는 주부와 여성 직장인, 자영업자 등이다.

이 연주단은 창단 이후 매년 2차례의 정기연주회를 포함해 지금까지 53회의 각종 공연을 했다.

‘소년소녀가장 돕기 야외음악회’, ‘가족과 함께하는 한 여름밤의 팝콘서트’ 등 주로 소외된 이웃과 서민 곁을 찾아가는 공연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이 오케스트라는 4월 15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클래식과 팝의 만남’을 주제로 한 콘서트를 열어 당시 객석을 메운 관객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이 연주회에서는 해설을 곁들여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아프리칸 심포니’ 등 10여 곡을 선보였는데 1000여명의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치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 오케스트라는 2003년 8월 대구 U대회 선수단 리셉션 연주회를 가진데 이어 지난해 9월에는 ‘한미 친선교류 야외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예산이 부족해 국내외 연주회 참가 등 대외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음악교사 출신인 이 오케스트라 이경옥(李京玉·42) 단장은 “단원들은 모두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봉사자들”이라며 “여건이 어렵지만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