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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경북 야생동물센터 공사현장의 어떤 母情

입력 | 2005-07-13 07:48:00


경북도 야생동물구조센터 신축공사 현장에 딱새가 둥지를 틀고 뻐꾸기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주며 ‘대모(代母)’ 노릇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 경북도 산림자원종합개발사업소에 따르면 안동시 도산면 동부리의 야생동물생태공원 부지 내에 건립 중인 야생동물구조센터의 구조센터동 건물에 약 20일 전에 딱새가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다.

이후 뻐꾸기가 딱새 몰래 이 둥지에 알을 낳았고 뻐꾸기 새끼가 먼저 부화해 다른 알을 모두 둥지 밖으로 밀어내고 혼자 남자 어미 딱새가 자신의 새끼로 착각해 현재까지 계속 먹이를 물어주고 있다는 것.

뻐꾸기는 여름이면 우리나라를 찾아와 딱새와 때까치 등 다른 새의 둥지에 몰래 자신의 알을 낳아 키우도록 하는 탁란(托卵) 습성이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경북도 관계자 등은 공사 현장에 이례적으로 새가 둥지를 틀고 대모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야생동물구조센터가 동물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할 ‘길조’로 받아들이고 있다.

산림자원종합개발사업소 직원 최종수(崔鍾秀·35·8급) 씨는 “향후 야생동물구조센터 관계자 등도 딱새와 같은 대모의 심정으로 다치거나 병든 야생동물을 구조해 정성껏 치료한 뒤 자연으로 돌려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가 국비 등 사업비 10억 원을 들여 3월 착공한 야생동물구조센터는 올해 11월 완공될 예정인데 수술실과 치료실 재활훈련장 등을 갖추게 된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