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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비행기로 제주여행 소원푸네요”

입력 | 2005-05-23 08:01:00


“죽기 전 비행기 타고 제주도에 꼭 가 보고 싶다”는 노인들의 소원이 이루어졌다.

서울시 광진구 광장사회복지관은 관내 저소득 독거노인 38명을 초청해 24∼26일 제주도 여행을 가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여행은 지난해 복지관에서 진행한 독거노인 우울증예방프로그램 교육 중 실시된 ‘소원 말하기 코너’ 덕분에 이뤄졌다.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이선옥(李善玉) 사회복지사는 “어르신들의 소원은 다양했지만 그중 ‘비행기를 타보고 싶다’ ‘여행가고 싶다’는 소원이 가장 많았다”며 “이 얘기를 복지관 측에 전했더니 다른 분들도 ‘소원을 풀어드리자’고 해 여행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들은 지역주민 210명도 작게는 3000원부터 많게는 몇 만 원까지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냈고, 얼마 전 330여만 원의 여행경비를 마련했다.

70대 초반에서 80대 후반의 노인들은 비행기를 타는 장거리 여행에 앞서 건강검진도 받았다.

38명 중 최고령자인 정일순(88) 할머니는 “비행기를 타면 구름 위에 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것 같다”며 “죽기 전에 비행기도 타고 제주도에 갈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고 여행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복지사는 “어르신들이 여행 때 무엇을 가져가야 하냐며 수시로 전화를 하는 것만 봐도 기대가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다”며 “평생 자랑거리 삼아 얘기할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