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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농협의 변심…‘한우 번식우’ 사업 특혜우려 중단

입력 | 2005-05-18 19:04:00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한우 육성 시책을 추진하던 농협이 갑자기 입장을 바꾸는 바람에 사업 차질에 따른 주민 반발이 우려된다.

경남 합천군(군수 심의조)과 농협 합천군지부(지부장 홍성웅)는 3월부터 ‘지역 혁신과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우 번식우 입식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농협중앙회가 입장을 변경했다.

일부에서 “한 지역에만 거액의 자금을 지원할 경우 특혜시비와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

농협중앙회는 18일 “합천군에 대한 지원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됐으며, 현재는 자금 지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농협 합천군지부도 “지역 특성을 잘 살린 사업으로 보고 추진했으나 중앙회가 ‘불가’ 입장으로 돌아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심 군수가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정대근 농협중앙회장에게 요청해 시작됐으며 자금 규모는 180억원.

60세 이상 노인이 한우 암소나 암송아지를 사들일 경우 농가당 900만 원 이내에서 지원하고 3년 후 일시 상환하는 조건이었다. 이자는 농민 부담 없이 농협이 4.5%, 합천군이 1.5%를 내는 방식.

앞서 합천군은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1997명으로부터 자금지원 신청을 받았다. 특히 12일에는 군이 부담할 이자 1억5000만 원에 대한 군의회 승인도 얻었다.

합천군 관계자는 “자금 지원이 가능하다고 해 신청을 받은 것 아니냐”며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인 만큼 중앙회가 곤란하다면 지역 농협과 협의해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협중앙회가 방침을 다시 번복하지 않는 한 이 사업은 차질이 생기거나 축소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합천군과 농협에 대한 주민 신뢰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