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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에 반달곰 산다…병사들 “수차례 목격”

입력 | 2005-05-11 02:58:00


반세기가 넘도록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비무장지대(DMZ)에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반달가슴곰(사진)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DMZ 부근에 근무하던 병사들이 반달곰 새끼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최근 몇 차례 목격했다는 증언을 들었다”고 10일 밝혔다.

현재 남한에서 반달곰은 지리산 등 일부 지역에 소수의 개체만 서식하고 있으며 러시아 연해주산 반달곰 6마리가 지리산에 방사된 상태.

환경부 관계자는 또 “최근 DMZ 인근 군부대 감시카메라에 150cm 크기의 대형 고양잇과 동물이 포착됐다”며 “그 정도의 크기이면 호랑이나 표범인데 호랑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호랑이는 남한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표범은 강원 양구군 주민이 몇 차례 목격한 바 있다. 한반도 허리를 동서 방향으로 가로지르는 248km의 DMZ 내에는 재두루미, 참매, 황조롱이, 소쩍새, 솔부엉이, 흰꼬리수리, 고니, 큰고니 등 13종의 천연기념물과 고라니, 삵, 산양 등 국제적 보호종이 서식하고 있다.

그러나 DMZ는 유엔군이 관할하고 있어 이 지역 생태계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는 이뤄진 적이 없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2010년부터 남북한 협력사업을 통해 DMZ 내에 멸종위기종 증식복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또 장기적으로 남북간 자연생태계의 축인 백두대간을 연결해 생태계를 복원하는 사업도 벌여 나가기로 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