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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주말시대]2005년 해외 마라톤투어 올 가이드

입력 | 2004-12-02 16:15:00

보스턴과 뉴욕, 런던 등 세계적 도시를 달리는 마라톤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행사가 아닌 문화축제로 마라톤 동호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2002년 열린 뉴욕마라톤의 출발 모습. 사진제공 뉴욕마라톤사무국


올 4월 19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제108회 보스턴마라톤대회를 뛰었다.

출발점인 홉킨턴. 엄마 아빠 손을 잡은 아이들 등 가족단위 응원단, 애인의 출발을 배웅하려는 젊은 남녀, 함께 완주를 다짐하는 중년 노년의 부부들…. 미국인은 물론 전 세계 마라톤 애호가들이 발 디딜 틈도 없이 모여들었다.

외곽인 홉킨턴을 출발해 보스턴 중심가로 향하는 도로엔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이 앰프로 신나는 노래를 틀어 응원한다. 아낙네들은 과일과 음료수, 과자 등을 마스터스들에게 건넸다. 아이들은 참가자들의 하이파이브를 받으며 “포기하지 마세요”라고 외친다.

명문 웨슬리여대 학생들의 화끈한 응원전은 보스턴마라톤의 명물이다. 하프 지점에서부터 약 2km에 걸쳐 멋진 여대생들이 길가에 서서 ‘나에게 키스해 주세요’ ‘난 건강하고 로맨스를 아는 남자가 좋아’ 등 이색 플래카드를 흔들어댄다. 기자는 아직도 그 짜릿한 포옹과 키스를 잊지 못 한다.

지난해 보스턴마라톤에서 거리에 태극기가 휘날리는 가운데 참가자들이 역주하고 있다. 사진제공 여행춘추

○ 스포츠대회가 아닌 문화축제

보스턴 뉴욕 런던 파리 베를린 등 세계 각국 도시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는 이젠 단순한 스포츠 행사가 아니라 현장 체험과 문화 축제의 장으로 발전했다.

때문에 외국에서는 벌써 10여년 전부터 마라톤대회에도 참가하고 축제도 즐기는 ‘마라톤 여행 붐’이 일고 있다. 이런 붐은 최근 국내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

마라톤 마니아들 가운데에는 세계적인 마라톤대회 일정을 미리 파악해 길면 수년, 짧게는 수개월 전부터 체계적으로 참가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맞춰 마라톤 참가와 도시 여행을 한데 묶은 마라톤여행 패키지 상품도 나왔다.

마라톤투어 전문여행사 여행춘추에 따르면 매년 4월 열리는 보스턴마라톤의 경우 한국인 참가자가 2002년 86명, 2003년 142명, 2004년 210명 등으로 증가했다. 보스턴에 비해선 떨어지지만 올해 베이징마라톤은 158명, 일본 이부스키마라톤은 47명, 뉴욕마라톤은 19명이 참가했다.

한국 마라톤의 차세대주자 지영준(코오롱). 동아일보 자료사진

○ 도시 고유의 정취를 즐기자

세계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보스턴대회는 성별 연령별 참가기준(18∼34세 남자의 경우 3시간10분 이내)을 설정하는 등 고급화 전략 때문에 세계 마라톤 마니아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다. ‘서브 스리(2시간대 기록)’를 기록한 국내 마라톤 베테랑들은 “보스턴은 꼭 뛰어야 진정한 마라토너”라고 할 정도.

매년 11월 첫째 주 열리는 뉴욕마라톤은 미국의 심장부인 뉴욕을 달리며 200만 시민과 어우러지는 맛이 그만. 런던, 베를린도 마찬가지.

‘9·11테러’ 직후인 2001년 11월 뉴욕마라톤에 참가했던 송은님 씨(43)는 “황홀했다. 풀코스를 여러 번 뛰었지만 그런 느낌은 처음이었다”고 회상한다. 출발부터 결승점에 이르기까지 뉴욕시민들이 장사진을 치고 뜨겁게 응원해준 덕분에 힘들게 뛴 기억보다는 그들과 함께 축제를 즐겼다는 추억만이 남아 있다.

일본의 이부스키유채꽃마라톤은 일명 ‘토속음식 마라톤’으로 불린다. 이부스키시의 작은 마을들을 돌게 코스를 설정했는데 각 마을 부녀회가 특산 요리를 만들어 달리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마라톤대회인지 시식회인지 모를 지경.

세계 마라톤투어는 국내에서는 세계마라톤여행자협회(TOURS) 멤버인 여행춘추(대표이사 정동창)가 독점한다. 이곳을 통하면 기준기록이 없어도 150명(쿼터)까진 보스턴마라톤에 참가할 수 있다. 보스턴마라톤의 참가신청 마감은 12월 말.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엔트리 접수 3∼6개월전 마감…보스턴대회, 연령별 기록제한▼

해외 마라톤에 출전하려면 미리미리 준비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참가 엔트리 접수 마감이 3∼6개월 전에 끝나기 때문이다.

전문 여행사에 맡기면 쉽지만 개인적으로 참가하려면 일정을 대회조직위원회나 조직위 홈페이지를 통해 일일이 확인하고 참가비를 외국환으로 보내야 하는 등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참가자 기록을 제한하는 보스턴마라톤에 참가하려면 연령대별 기록 제한 규정을 잘 살펴보고 참가신청을 해야 한다. 보스턴을 빼면 기록제한을 하지 않는다.

참가국 비자도 미리 받아 둬야 한다. 미국의 경우 요즘엔 최소 3개월은 걸리기 때문에 빨리 서두르는 게 좋다.

참가국 기후에 맞는 옷을 충분히 가져가는 것도 필수. 음식이나 기후 변화가 달라서 올 수 있는 신체 이상에 대비해 구급약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기록보다는 즐기러 간다는 마음 자세와 준비가 중요하다. 국내 참가자들은 기록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마라톤 투어의 가장 중요한 문화체험을 전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라톤여행가인 정동창 여행춘추 사장은 “한복 등 전통 복장을 미리 준비해 가면 현지 사람들에게 한국을 알리면서 우정을 쌓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세계 유명 마라톤대회는 마라톤 엑스포와 펀런(fun run·즐겁게 달리기)이나 우정 달리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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