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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가이드]‘남은 한달 이렇게’… 선배들의 성공담

입력 | 2004-11-28 17:15:00

대학 정시 모집을 한 달 앞두고 지난해 이 기간을 잘 보낸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논술 준비부터 면접까지 다양한 조언을 아낌없이 털어놓았다. 왼쪽부터 경희대 배연주, 한양대 한세희양, 고려대 조현민, 서울대 유한주군. 박주일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수험생들은 비교적 홀가분한 마음으로 학기말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레이스의 시작이다. 정시 모집이 시작되기 전까지 한 달여간 지원 대학과 전형 방법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 지원 전략을 세우고 논술과 구술 면접 준비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1년 전 선배들은 이 기간을 어떻게 보냈을까. 대학교 1학년 학생 4명이 모여 각자의 대입 준비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유한주군(19), 고려대 법학과 조현민군(19), 한양대 전기컴퓨터공학부 한세희양(18), 경희대 관광학부 배연주양(19)이 참가했다.》

○논술…가능한 한 자주 써보기

▽조현민=논술 시험에서는 정해진 시간 내 분량에 맞춰 쓰는 것이 중요해요. 하지만 실제 해 보면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저는 논술책 한 권을 구입해 시험 보기 두 달 전부터 이틀에 한 편 정도 썼어요. 따로 첨삭지도는 받지 않고 다 쓴 후 여러 번 읽어보고 맞춤법이나 표현 등을 점검했죠.

▽배연주=저는 수능시험이 끝난 뒤 논술 학원에 다녔어요. 학원에서는 글 쓰는 방식을 가르쳐주고 글을 써보도록 했는데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려웠어요. 글 쓰는 방법은 혼자서 책을 보며 익혀도 될 것 같아요. 원고지 사용법과 교정기호 사용법도 숙지하고요. 글을 쓸 때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잘 표현할 수 없으면 뉴스에서 들은 내용 등 쉬운 예를 드는 것도 한 방법이죠.

▽조=실제 시험에서 시험 시간의 40%를 지문 내용을 파악하는 데 사용했어요. 영어 지문이 3개, 한글 지문이 1개였는데 모르는 단어는 넘어가고 대략적으로 내용을 파악했죠. 개요를 구체적으로 짜기보다는 대략 윤곽만 잡고 쓰기 시작했어요. 악필이라 신경이 쓰였지만 알아보기 쉽게 또박또박 쓰려고 노력했고요. 답안지를 제출하기 전에는 반드시 한 번 훑어보고 틀린 부분을 고쳐야 해요.

▽유한주=그런데 시험장에서 보니 일부 수험생은 학교에서 나눠준 연습용지에 먼저 쓴 뒤 답안지에 옮기려다 시간이 없어 쩔쩔매더라고요. 글은 바로 답안지에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글쓰기에는 평소 뉴턴이나 과학동아 등 과학 관련 잡지를 많이 본 게 도움이 됐어요. 평소 각종 시사 문제에 대해 부모님과 자주 이야기를 나눴고요.

▽배=저 역시 부모님이 평소 시사 잡지나 신문을 스크랩해 주신 게 도움이 됐어요.

그런데 논술 시험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수능시험 전까지는 사실 대부분 학생들이 논술 공부를 제대로 하기가 힘들거든요. 나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논술 준비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마음을 느긋하게 가지는 게 좋아요.

▽조=동감이에요. 학교에 따라서 빨리 쓴 수험생의 경우 먼저 나가도록 해 주는 곳이 있거든요. 다른 사람이 나가면 불안해지는데 그런 데 신경 쓰지 말아야 해요.

○구술 면접…기본 개념 최종 점검

▽유=면접 시작 5∼10분 전에 문제를 받았어요. 단답형 문제였죠. 과학에서 2번 문제를 틀렸는데 교수님이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지 물어보셔서 다시 대답했어요. 교수님들이 굉장히 딱딱하고 차가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면접을 해 보니 그렇지 않았어요. 점수를 깎아내리려는 게 아니라 학생이 얼마나 이해하는지 파악하려고 애쓴다는 인상을 받았죠. 그러니까 긴장하지 말고 여유를 갖는 게 좋아요. 면접 문제는 지극히 기본적인 내용에서 나와요. 경시대회 문제처럼 어려운 문제를 푸는 친구도 있었는데 그것보다는 기본서를 충실히 읽고 개념을 정리했던 것이 훨씬 도움이 됐어요.

▽한세희=답을 모를 경우 교수님에게 여쭤 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오히려 적극적인 학생으로 인식되는 측면도 있고요.

▽조=면접 형식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문 닫을 때 소리 내지 말아야지, 뒷걸음으로 나가야지, 고개는 몇 도로 숙여야지 등과 같이 형식에 사로잡히면 오히려 인사 방법마저 잊어버리게 돼요.

▽배=맞아요. 그냥 공손하게 인사를 잘 하면 되죠. 그리고 면접을 보기 전에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이슈는 반드시 점검하고 자기의 생각을 정리해야 해요. 저 같은 경우 면접 볼 즈음에 송두율 교수 문제가 논란이 됐었는데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어요. 교수님이 물어보시는데 ‘아차’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솔직히 모른다고 말씀드린 뒤 다른 질문을 달라고 얘기했어요.

○대학, 전공…진로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

▽한=관심 있는 대학의 전형은 가능한 한 다 파악했어요. 학원에서 나눠주는 배치표는 참고만 했어요. 배치표상 점수는 10점가량 가감해서 생각했고요. 복수 지원이 가능해서 경쟁률이 높지만 허수 지원이니까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어요. 수능시험 성적을 비교하는 사이트들이 많은데 별로 믿을 만하지 않아요. 불안한 마음에 그런 사이트에 자꾸 접속하게 되는데 결과적으로 시간만 허비한 셈이 됐죠.

▽배=정시모집 ‘가’, ‘나’, ‘다’군 중 ‘가’군에서는 꼭 가고 싶은 데를 선택했어요. 나머지는 학과나 학교 등 우선순위를 정해서 결정했죠.

▽조=이 시기에는 급한 마음에 어디에라도 합격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져요. 하지만 대학 입학 이후에 보면 전공이 정말 중요해요. 아무리 급하더라도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반드시 고려해 지원하라고 당부하고 싶어요.

▽유=여러 학교에 시험을 치고 면접을 보다보면 많이 지치게 돼요. 그럴수록 자기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하고 마음을 다잡는 것이 중요해요. 책을 읽거나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평상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요.

정리=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