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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로 경제도 늙는다… 잠재성장률 2040년엔 1%대

입력 | 2004-11-19 18:18:00


《현재의 저출산이 지속된다면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올해 5%대에서 2040년대(2040∼2049년)에는 평균 1%대로 추락할 것으로 추산됐다. 또 급속한 인구고령화로 2020년 이후 건강보험 등 공공지출이 급증하면서 재정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가 인구고령화로 인한 잠재성장률 저하와 재정 부담 증가라는 ‘고령화의 덫’에 걸려 ‘조로(早老)’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19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로 열린 인구고령화 협동연구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김동석(金東石) KDI 연구위원은 이날 발표된 ‘인구고령화와 경제성장’ 보고서에서 현재 기술진보 속도와 출산율 저하가 유지될 경우 잠재성장률이 2040년대에 평균 1.38%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평균 5.10%에서 2010년대에는 4.82%로 떨어진 뒤 2020년대 3.56%, 2030년대 2.25%로 하락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1960년대 6.0명에서 지난해 세계 최저 수준인 1.19명으로 떨어졌다.

김 연구위원은 “출산율 하락 방지 외에도 경제활동 참가율과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화로 인한 재정 부담도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조세연구원 최준욱(崔濬旭) 연구위원은 ‘인구고령화와 재정’ 보고서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건강보험을 포함한 공공지출 비율은 현재 35.5%에서 2050년 51.6%, 2070년 57.9%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 연구위원은 급속한 고령화로 2020년경 공공지출 부담이 급등하기 시작해 2030년 42.4%, 2040년 47.2% 등으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젊은 세대가 부양해야 할 노인 세대의 비율인 노인 부양비는 올해 12%에서 2050년에는 65.7%까지 치솟아 젊은 세대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분석됐다.

최 연구위원은 “고령화에 따른 재정 부담 증가는 조세부담률 상승으로 이어져 근로의욕 저하 등의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령화로 인한 노동 생산성 저하를 막기 위해 여성 인력의 활용과 고령자의 노동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방하남(房河男)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고령화로 인해 노동력 성장률은 2020년 이후 급격한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이라며 “2020년경 전체 노동력 중 50세 이상 비율이 40%, 2050년경 약 5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 연구위원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하고 고령자들의 고용안전과 고용의 질을 높이는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