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 간부들이 퇴직 후 산하기관의 기관장이나 감사로 무더기 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감사원 간부들도 퇴직 후 피감기관의 감사로 자리를 옮기는 등 ‘힘 있는’ 부처의 낙하산 인사 관행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6일 재경부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우제창(禹濟昌·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1년 이후 재경부의 4급 이상 퇴직간부 41명 가운데 63.4%에 달하는 26명이 산하기관의 감사나 기관장 등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재경부 고위 간부들이 퇴직 후 기관장을 맡은 유관기관은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증권전산 한국자금중개 국제금융센터 등이다.
재경부 출신들은 또 산업은행과 한빛은행(현 우리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대한생명 금융감독원 등의 감사 자리를 차지했다. 이 밖에 예금보험공사와 증권거래소 선물거래소 자산관리공사 증권예탁원 주택금융공사 증권금융 등에도 재경부 출신들이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편 감사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재경(金在庚·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 이후 퇴직한 감사원 4급 이상 간부 34명 중 41.2%인 14명이 피감기관의 감사나 임원이 됐다.
감사원 출신들이 이처럼 피감기관으로 대거 자리를 옮기는 것이 관행화될 경우 자칫 이해관계에 얽혀 공정한 감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재경부측은 “퇴직 간부들이 공직경험을 살려 산하기관에 재취업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산하기관에선) 민간인 출신들과 경쟁을 거쳐 적임자를 선발하므로 무조건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감사원측도 “(감사원 퇴직자들은)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피감기관의 감사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다”면서 “피감기관으로 자리를 옮길 경우엔 공모절차를 거치며, 피감기관에서 요청해 감사원 출신들을 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4급 이상 공무원의 유관기관 이직 현황이름직급퇴직일유관기관직위김○○서기관2004년 6월 25일한국증권금융부사장방○○관리관5월 28일금융감독원감사진○○관리관5월 10일국제금융센터소장박○○서기관3월 12일주택금융공사기획부장
이○○부이사관2003년 12월 31일예금보험공사이사최○○부이사관11월 29일신용보증기금이사홍○○부이사관6월 30일서울외국환중개전무이사소○○부이사관6월 4일대한생명감사심○○부이사관5월 23일신용보증기금감사한○○1급 상당4월 10일한국증권전산사장신○○관리관 〃한국수출입은행은행장배○○관리관2002년 6월 27일신용보증기금이사장이○○이사관4월 19일한국산업은행감사
이○○서기관3월 31일증권예탁원집행상무이○○부이사관3월 26일한국자금중개사장신○○이사관 〃수출입은행감사김○○부이사관3월 14일전국은행연합회부회장길○○부이사관2001년 11월 26일한국자산관리공사이사조○○서기관6월 30일한국선물거래소상무이사이○○부이사관6월 27일한국증권거래소부이사장보김○○서기관6월 12일예금보험공사부장
이○○1급 상당4월 17일기술신용보증기금이사장이○○관리관 〃한국수출입은행은행장김○○이사관4월 11일국제금융센터소장박○○부이사관4월 9일한빛은행(당시)감사강○○이사관1월 22일한국산업은행감사자료:열린우리당
감사원 4급 이상 공무원의 피감기관 이직 현황이름직급퇴직일피감기관직위장○○관리관2004년 6월 11일자산관리공사감사김○○부이사관〃교원나라레저개발〃정○○이사관〃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황○○부이사관〃산은캐피탈〃이○○이사관4월 9일기술신용보증기금〃김○○감사관3월 9일충남대병원〃김○○이사관2월 27일한국주택금융공사〃심○○시설이사관1월 27일한국철도시설공단〃
강○○시설서기관〃서울도시철도공사〃손○○1급 상당2003년 11월 14일기업은행〃안○○이사관2002년 12월 31일손해보험협회전무이사백○○감사관9월 26일교원나라저축은행감사이○○이사관3월 29일인천국제공항공사〃손○○1급 상당2월 28일예금보험공사〃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