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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性파라치’ 도입 물의…11일부터 性매매 신고땐 보상금

입력 | 2004-10-01 18:24:00


경찰이 성매매 범죄 신고자에 대해 보상금을 지급하는 ‘성매매 범죄 신고보상제도’를 11일부터 도입키로 해 사생활 침해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청은 1일 “지난달 23일 시행된 성매매특별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성매매 범죄의 범인 검거에 공로가 있는 사람에게 신고보상금을 지급함으로써 국민의 성매매 범죄 신고를 유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부 경찰은 성매매 범죄 신고자를 도로교통법위반 신고자를 가리키는 용어 ‘카파라치’를 원용해 ‘성(性)파라치’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 제도에 따르면 보상금 지급 대상은 △성매매 범죄의 범인 또는 범인의 소재를 신고한 사람 △범인을 검거해 경찰에 인도한 사람 및 검거에 적극 협조한 사람이다.

신고는 전국의 경찰서에서 e메일과 팩스, 서면, 방문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접수한다.

보상금은 사안에 따라 경찰 자체의 보상금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며 일단 최고 200만원까지 지급하되 앞으로 ‘경찰청장의 보상범죄 신규지정 권한 규칙’을 개정해 최고 1000만원까지 올릴 계획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성매매 범죄 단속은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경직된 제도로 인해 개인의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보상금을 노린 ‘전문 신고꾼’의 출현이 불 보듯 뻔하고, 이로 인해 성매매 범죄와 상관이 없는 일반 시민들까지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

서울대 조국(曺國·법학) 교수는 “성매매 단속 자체는 옳다고 보지만 수단이 과도하다”며 “명확한 범법현장을 찍는 카파라치와 달리 이 제도는 성매매 여부가 입증되기 전까지 부작용이 매우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경찰청 이금형 여성청소년과장은 “악덕업주 신고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단순한 성매매 호객행위나 성구매행위 신고는 예산 등의 문제로 보상금 지급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성(性) 파파라치:

성매매 범죄 현장을 포착해 신고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성(性)’이라는 용어와 유명인사의 사진을 몰래찍어 돈을 버는 사람을 지칭하는 ‘파파라치’를 합성해 만든 용어.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