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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대구 ‘파업鐵’ 출구가 안보인다

입력 | 2004-09-10 21:18:00


대구지하철이 10일 파업 51일째를 맞은 가운데 노사 양측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하철 전체 노조원 1061명 중 71.7%(761명)가 파업에 참가, 비상 동원된 적은 인력으로도 지하철 운행이 별다른 탈 없이 이뤄지자 매년 적자를 내 온 대구지하철공사가 인력 운용을 방만하게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대구지하철공사측은 이달 들어 파업 이후 현장 근무자를 폭행한 노조원 등 12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하고 직위해제했다.

이에 노조측도 손동식(孫東植) 지하철공사 사장이 노조원 가족에게 보낸 편지에서 노조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 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강경하게 맞서면서 노사 협상마저 중단된 상태.

노조는 연일 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대구 도심에서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는 홍보전을 펼치고 있으며 노조원 100여명은 10일 행정자치부를 방문해 사태해결을 위한 행정지도를 요구하는 등 상경 투쟁을 벌였다.

근무형태 변경과 지하철 1, 2호선 구조조정, 임금인상 등 기존 현안 외에 노조는 고소 및 직위해제 철회, 무노동 무임금 방침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이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으나 시민들은 지하철 이용에 그다지 불편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지역 수송 분담률이 4.3%에 불과한 지하철 1호선은 파업 이후 전동차 운행간격이 평소 5, 6분에서 10분으로 늘어나면서 운행회수가 종전의 57%(190회)로 줄고 운행시간도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50분까지로 단축됐으나 이용자 수는 평소의 87∼90%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것.

노조의 파업 돌입 이후 현재까지 지하철공사 간부와 비노조원, 복귀 노조원 등 584명이 비상근무에 투입돼 지하철을 운행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조만간 지하철공사의 인력운용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용역을 전문기관에 의뢰해 그 결과를 지하철공사 구조조정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노사 양측의 대결 국면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협상일정조차 불투명해 대구지하철 파업사태는 극적인 돌파구가 없는 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