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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최강 가리자”…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입력 | 2004-09-01 17:52:00

잔혹하기로 유명한 두 외계괴물을 대결시키는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신체조건은 프레데터(키 230cm, 체중 200kg)가 에이리언(키 198cm, 체중 159kg)에 비해 유리한 편이다. 사진제공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람보와 코만도가 싸우면? 늑대인간과 뱀파이어가 싸운다면? 또 청룽(成龍)과 리샤오룽(李小龍)이 겨룬다면? 액션계 걸출한 스타들의 이런 맞대결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입맛을 다실 영화가 또 하나 나왔다. 3일 개봉하는 ‘에이리언 vs. 프레데터’(15세 이상 관람가)가 그것이다.

이 영화는 ‘누가 이기든 미래는 없다’는 매력적인 카피를 들고 나왔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사람들이 관심 갖는 것은 ‘미래는 없어도 좋으니 누가 이기느냐’니까….

최근 국내 개봉한 ‘프레디 vs. 제이슨’에 이어 ‘에이리언 vs. 프레데터’가 선보임으로써 ‘대결(versus) 영화’의 스크린 장악이 본격화되는 추세다. 이들 영화는 호러 영화 팬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두 괴물의 대결을 가상의 이야기로 만들어 열성적으로 올린 이른바 ‘팬픽(FanFic·팬이 직접 쓴 픽션)’에서 그 아이디어가 시작됐다. ‘에이리언 vs. 프레데터’는 이런 ‘팬픽’에 힘입어 1999년 이미 PC 게임으로도 출시됐다.

2004년 10월. 웨이랜드 기업의 광물탐사 위성은 남극 빙하 밑에서 이상 고온을 감지한다. 빙하 밑에는 다양한 문화양식이 혼합된 피라미드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 웨이랜드 회장인 찰스 웨이랜드는 환경운동가이자 모험가인 렉스, 고고학자 세바스찬, 화학자 밀러 등으로 탐험대를 꾸려 현지로 떠난다. 그러나 탐험대를 기다리는 것은 에이리언들의 잔혹한 살육. 탐험대는 외계종족인 프레데터가 성인이 되는 통과의례로 에이리언을 사냥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모탈컴뱃’ ‘레지던트 이블’ 등을 연출했던 폴 W S 앤더슨 감독은 두 괴물의 싸움에서 화려한 테크닉이나 두뇌게임을 최소화한다. 컴퓨터그래픽을 가급적 뺀 채 실제 괴물 모형을 원시적이고 무지막지하게 충돌시키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액션 체감지수를 높인다.

‘vs 영화’를 기획하는 데 관건이 되는 것은 감독의 상상력이 아니라 ‘스타 괴물’들의 ‘소속사’다. ‘소속’이 다를 경우 두 괴물이 함께 출연하는 영화의 제작은 어디서 맡을 건지, 수익 배분은 어떻게 할 건지, 국내외 배급권은 누가 가질지 등을 두고 복잡한 문제가 따르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프레디 vs. 제이슨’의 경우 90년대 말 ‘13일의 금요일’ 시리즈의 소유주인 파라마운트사가 ‘나이트메어’ 시리즈의 제작사인 뉴라인시네마에 ‘13일…’의 저작권을 넘김으로써 분쟁의 소지가 없어졌다. ‘에이리언 vs. 프레데터’는 애초부터 두 ‘스타’의 소속이 20세기폭스사였기 때문에 ‘듀오’를 결성하는 데 하등 문제가 없었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