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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대가야 고분군 地脈잇는다

입력 | 2004-08-23 21:12:00


‘일제 때 끊긴 대가야 고분군의 지맥(地脈)을 되살립니다.’

경북 고령군이 대가야의 정기를 회복하고 관광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추진 중인 ‘고분군 지맥잇기’ 사업이 결실을 앞둬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 고령군에 따르면 도로 양쪽으로 나눠진 고령읍 지산리 고분군(사적 제79호)을 연결하는 터널식 교량 건설사업이 현재 60%의 공정으로 10월 말경 완공될 예정이다.

군은 지방비 15억원과 국비 등 20억원을 들여 길이 50m, 폭 29m, 높이 7m의 반타원형 터널식 교량을 만드는 사업에 지난해 11월 착수했다.

이 교량이 완공되면 대가야 왕릉전시관 앞을 지나는 26번 국도(대구~전북 군산)로 인해 관광객들이 고분군 전체를 둘러보기 위해 산에서 내려온 뒤 도로를 건너 다시 산으로 올라가야 하는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군은 이 교량 위에 흙을 덮는 등 자연 그대로 복원해 ‘주산’(主山)의 좌, 우로 나눠져 있는 고분군의 지맥을 잇는 한편 별도의 동물이동로도 만들 계획이다.

지산리 고분군은 크고 작은 대가야시대 고분 200여기가 주산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흩어져 있는데 일제 강점기 때 현재 26번 국도가 있는 지점에 도로가 개설됐다는 것.

이 때문에 지역 사학자 등은 일제가 유구한 역사를 지닌 주산의 정기를 끊기 위해 의도적으로 고분군 허리를 잘라 도로를 개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터널식 교량 건설공사는 ㈜동광이 맡고 있는데 국내에서 가장 큰 파형강판(폭 29m)이 사용됐다는 것이다.

고령군 허임양(許壬亮·42) 관광진흥담당은 “이 사업이 완료되면 관광객들은 흙으로 덮힌 교량 위를 지나 양쪽 고분군을 쉽게 오갈 수 있게 된다”며 “대가야의 정기가 되살아나고 관광객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성진기자 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