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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에서]예술의 전당 음악당, 16년 지킨 7시반 원칙 깨

입력 | 2004-08-23 17:27:00


서울 예술의 전당 음악당(콘서트홀·리사이틀홀)이 9월부터 저녁 공연을 8시에 시작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예술의 전당은 1988년 개관 이래 7시반 저녁공연 개막의 원칙을 지켜왔다. 이번 시간조정에 따라 16년 동안의 관습이 바뀌는 셈.

국내에서는 2000년 개관한 LG아트센터가 8시를 공연 시작 시간으로 삼고 있을 뿐, 세종문화회관 등 여타 주요 공연장들은 대부분 7시반 시작을 원칙으로 지켜왔다.

안호상 예술의 전당 공연사업국장은 ‘시간변경의 이유가 크게 세 가지’라고 설명했다.

첫째는 주차문제. 2340석 규모의 오페라극장과 2600석 규모 콘서트홀에 동시에 관객이 몰릴 경우 혼잡이 빚어져 본의 아니게 지각하는 관객이 생긴다는 것.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공연시간이 긴 오페라극장은 7시반 공연개막을 그대로 지키는 대신 음악당의 공연시작 시간을 늦추게 됐다는 것이다.

둘째는 리사이틀홀의 평일 활용문제. 5월 취임한 김용배 사장이 ‘국내 연주가를 위한 리사이틀홀 대관 일수를 늘리라’고 강조해 주말이 아닌 평일에도 낮 밤 2회 공연이 생기게 됐다. 평일 낮 공연의 경우 5시 이전에 막을 올리면 관객 동원이 힘들기 때문에 낮 공연을 5시에 시작하면서 무대 전환할 여유를 두어 밤 공연을 8시에 하게 됐다는 것.

“세 번째로, 물론 관객들의 지각 문제도 고려됐죠.” 시내 중심부에서 떨어진 입지조건 때문에 퇴근 후 직장인들의 공연 참여가 힘들 뿐 아니라, 최근 우면산 터널 개통 후 퇴근시간 정체가 더 심해진 것도 시간 조정의 한 이유가 됐다고 안 국장은 밝혔다.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해외 주요 공연장의 경우도 7시반 또는 8시 공연시작이 ‘스탠더드’다. 뉴욕 링컨센터 내 에이버리 피셔 홀에서 열리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콘서트의 경우 9월 시즌 오프닝 공연은 8시,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 초청공연은 7시반 개막으로 공연시간이 각각 다르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의 경우도 9월 21일 열리는 ‘카르멘’ 공연은 8시, 27일 열리는 ‘오텔로’ 공연은 7시반으로 각각 개막시간이 다르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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