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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잇단 경보]쏟아지는 경제대책…‘약발’ 안먹혀

입력 | 2004-07-08 18:50:00


정부가 올해 초부터 경기회복과 고용창출을 위해 ‘융단폭격’ 하듯이 경제 관련 대책을 쏟아놓고 있으나 얼어붙은 투자와 소비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또 올해 상반기에만 87조5000억원의 재정을 집행했으나 아직도 내수가 좋아지고 있다는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5월부터는 각종 경제지표들이 일제히 나빠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경제의 앞날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쏟아진 경제대책=“일자리 창출 종합대책, 신용불량자 종합대책,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대책, 고용창출형 창업투자활성화 대책….”

올해 들어 정부가 발표한 경제 관련 대책들이다. 굵직한 것만 추려도 23개에 이른다. 이처럼 단기간에 경기대책이 무더기로 발표된 것은 외환위기 직후를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정부가 올해 상반기에 집행한 재정은 87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조2000억원이나 많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 대책들은 대체로 투자 및 소비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아직도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조짐은 없다.

▽더 나빠진 경제지표=통계청의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대표적인 소비지표인 도소매 판매는 오히려 1년 전에 비해 2.2%가 줄어 올해 1월(―2.5%) 이후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3월에 승용차에 대한 특별소비세를 내렸지만 자동차 판매는 4월(―12.9%) 5월(―14.3%)에도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감소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현재와 비교해 6개월 후의 경기 생활형편 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 기대지수는 4월 99.9를 정점으로 5월 94.8, 6월 92.2 등으로 5월 이후 두 달째 내리막이다.

▽백약이 무효인 이유=이처럼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이 같은 대책이 결국에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8일 ‘2004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하면서 “하반기에 소비는 완만히 회복될 전망이며 설비투자는 규제 완화의 효과와 선행지표 호전 등을 고려할 때 대기업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경기침체의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宋泰政) 부연구위원은 “과거에도 몇 차례 투자활성화 대책이 나왔지만 그동안 기업들의 투자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성장잠재력이 낮아지고 있다”며 “보다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특히 최근의 심상찮은 경제 조짐이 단순히 경제적 요인에 의한 것만이 아니며 ‘기업하려는 의욕’을 꺾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구조와 맞물려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올해 들어 정부가 발표한 경제관련 주요 대책2월 10일일자리 만들기 사회협약 체결2월 19일일자리 창출 종합대책2월 23일농업 농촌 종합대책3월 2일국가 물류 개선 대책한국주택금융공사 설립3월 5일소형자동차 배기량 과세기준 상향 조정3월 8일중소기업 신용보증 지원 강화3월 9일국제 원자재 가격 및 수급 안정 대책3월 10일신용불량자 종합대책3월 14일승용차 에어컨 등에 대한 특별소비세 인하3월 19일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대책3월 25일고용창출형 창업투자 활성화 대책중소 벤처 기업 경쟁력 강화 대책4월 16일산업입지제도 개선 방안문화예술 진흥 방안4월 30일고유가 지속에 따른 원유 할당관세 및 석유수입 부과금 인하5월 8일 사모투자펀드 활성화 방안5월 19일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5월 21일기업 지방이전 지원대책6월 25일농업경영체 활성화 방안토지규제 합리화 방안7월 2일건설경기 연착륙 방안7월 7일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