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 둔치에 내년 상반기까지 ‘비둘기 공원’이 생긴다.
박맹우(朴孟雨) 시장은 7일 간부회의에서 “태화강 생태공원 조성사업과 연계해 태화교 둔치에 비둘기가 많이 날아와 살수 있도록 공원을 조성할 것”을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
시는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태화교 양쪽 둔치(연면적 1만여평)에 비둘기 공원을 착공해 내년 상반기 완공하기로 했다.
이곳에 비둘기 공원이 생길 수 있게 된 것은 10년째 비둘기를 보살펴온 곽용(郭勇·62·울산 중구 우정동)씨의 노력 덕분이다.
2002년 6월 교육청 공무원을 정년퇴임한 곽씨는 ‘꽃 선생, 비둘기 아빠’로 불릴 정도로 태화강 둔치의 꽃과 비둘기 사랑이 각별하다.
경남 합천이 고향인 곽씨는 1979년 7월 울산으로 발령 나면서 가는 곳마다 꽃을 심었다. 1994년 현충일 휴일에 태화강 둔치에서 자신이 심은 꽃을 손질하다 옆으로 날아온 비둘기 한 쌍에게 길가에 버려진 빵 조각을 던져줬다.
다음날 ‘혹시나’해서 집에서 가져온 보리쌀로 모이를 주기 시작하자 비둘기가 계속 모여들어 10년이 지난 지금은 비둘기가 1200마리 이상으로 늘었다. 갈매기도 매년 10월부터 1000여 마리가 날아와 약 6개월간 곽씨에게 모이를 먹고는 바다로 날아간다.
비둘기에게는 하루 5kg의 보리쌀을, 갈매기에게는 건빵을 던져주고 있다. 월 30여만원씩 들어가는 모이 값은 전액 자비로 충당하고 있다.
곽씨는 “비둘기 공원 조성으로 울산의 상징인 태화강 일대가 꽃과 새들의 천국으로 변하면 더 이상 ‘공해도시’라는 오명을 듣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