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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임대아파트 의무화案 나오자 강남 부동산시장 급랭

입력 | 2004-06-03 17:52:00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방안이 가시화되면서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정부가 2일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할 때 임대아파트를 짓도록 한다는 방안을 내비치자 3일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 값이 하락하고 있다.

임대아파트 건립 방안이 확정되면 재건축이 사실상 어려워져 집값이 추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개발이익환수제의 충격이 가장 큰 곳은 강남권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 4월 26일 주택거래신고제가 시행된 데 이어 개발이익 환수 방안까지 나오자 매수자가 자취를 감췄다.

송파구 잠실주공 1단지 13평형은 4월 말 5억3000만원 선에서 현재 4억8000만원대로 하락했다. 이미 사업승인을 받아 재건축 절차가 상당히 진행된 잠실 2단지도 비슷하다. 13평형 시세가 한 달 새 7000만원 남짓 떨어진 4억6000만원대를 보이고 있다.

주택거래신고제 적용에 따라 추가로 부담해야 할 세금은 2000만원 선. 그러나 집값 하락폭은 7000만원에 달해 개발이익환수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행운공인중개사무소 박헌순 실장은 “구매 심리가 극단적으로 위축돼 있으며 서서히 급매물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4단지 13평형은 주택거래신고제가 적용되지 않는데도 한 달 새 8000만원 이상 하락했다. 4월 말 5억1000만원이었으나 최근 4억2800만원에도 매물이 나와 있다.

반포주공아파트도 거래가 끊어지고 가격이 약세인 것은 마찬가지.

3단지 16평형의 호가는 6억9000만∼7억원대에 이르지만 이 가격에 살 사람은 없다.

E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개발이익환수제를 시행하면 가격이 5000만∼1억원 정도 더 떨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값이 하락하는 반면, 분양권 값은 변동이 없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주공 1차, 역삼동 영동·개나리 등 분양을 마치고 공사 중인 곳의 분양권(재건축 조합원 지분 포함) 시세는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역삼동 푸르지오공인중개사무소 유인상 사장은 “개발이익환수제가 시행되면 이미 분양이 끝난 곳의 분양권 가격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